'귀태'(태어나서는 안될 존재라는 의미의 단어)라는 내용의 언사가 정치권에서 또 등장했다. 이번엔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에서 그런 내용의 표현이 튀어나왔다. 어지간히 독한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내뱉을 수 없은 표현이 또 나타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2013년 이 표현 한마디로 인해 일대 풍파가 일었었다. 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던 홍익표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자손으로 표현한 것이 화근이었다. 홍 의원은 당시 기자 브리핑을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를 '귀태'의 후손으로 표현했다.
이 표현은 박근혜 대통령 역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고, 새누리당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결국 당사자가 유감을 표명했지만 발언의 파장은 컸다.
이번에 박지원 위원장이 귀태로 지목한 이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박지원 위원장은 11일 자신이 수년 전 '만만회' 의혹을 제기했을 때 김 전 실장이 자신을 고발하도록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언급하면서 "김기춘은 공작 정치의 부두목"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당시의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는 말과 함께였다.
박지원 위원장의 이 날 발언은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이 언론에 의해 폭로된 것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
박지원 위원장은 2014년 6월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만만회'(박지만 이재만 정윤회의 이름 끝자를 합성해 만든 단어)를 비선 실세로 지목한 바 있다.
박지원 위원장은 당시 자신을 고발하려 했던 일을 "최순실 사건에 버금가는 독재의 망령"이라고 단정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또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에 나오는 김기춘 전 실장의 행각을 거론하면서 "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와 함께 김 전 실장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 등 문화계 전횡 과정에서 암약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김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