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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 변호사 "의혹 중심? 동의 못해"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1.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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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의 기소 직전에 불쑥 등장한 유영하 변호사의 기자회견 내용을 두고 온나라가 흥분에 휩싸였다. 유영하 변호사의 발언으로 촉발된 국민적 분노는 고스란히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실상 유영하 변호사가 박 대통령의 대변인 역을 자임하고 나선 셈이기 때문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유영하 변호사가 단순한 법률 대리인이 아니라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 직전 실시될 대통령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는 법률 대리인으로서의 역할이 크지 않다는게 그같은 시각의 배경이다.

유영하 변호사는 15일 오후 3시 반 쯤 서울고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대신 밝혔다.

회견 요지는 검찰이 요구하고 있는 16일 조사에 응할 수 없으며,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사건에 연관된 인물들에 대한 조사가 모두 마무리된 뒤 실시해야 하고,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원칙적으로 서면조사가 바람직하며, 그 횟수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때를 적시해 언제 조사를 받겠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종합 정리하면 당분간 깊이 있는 검찰 조사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유영하 변호사의 회견을 지켜본 법률가들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 등에 대한 공소장을 충분히 검토한 뒤 서면답변 정도로만 검찰 조사에 응할 뜻을 비친 것이란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시험 문제를 미리 살펴본 뒤 답안 작성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유영하 변호사가 기자들과 주고받은 일문일답 내용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무엇인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 응하는 일이 다음 주면 가능한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지금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의혹이 중심에 서 있는데 수사 막바지에 조사받겠다는게 맞는 얘기인지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유영하 변호사는 "(대통령이) 의혹의 중심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자발적으로 조사에 응할 의지도 없을 뿐더러 자신은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이 아니라는 대통령의 주장을 대신 펼친 것으로 해석된다.
 
유영하 변호사는 또 대통령의 현재 심경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선의로 추진했던 일"이란 표현을 썼다. 최순실 차은택씨 등의 국정 농단은 대통령과 무관한 일로서 그들 개인의 비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라 할 수 있다.

유영하 변호사는 이어 대통령이 선의로 추진한 일로 인해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았다."고 강변해 듣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직도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체이탈식 사고에 빠져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발언이었다.

유영하 변호사가 "여자로서의 사생활" 운운한데 대해서도 어이 없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이 사생활과 공무를 구분하지 못해 벌어진 사건을 다루면서 그같은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게 한결같은 반응들이다.

유영하 변호사의 기자회견이 있고 난 뒤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내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숨과 함께 대통령이 사태를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는 한탄이 나오기도 했다. 한 비주류 의원은 "민심을 다독여야 하는 판에 화를 돋구면 어쩌자는거냐?"라고 반문했다.

야당들도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대통령에게 조사받을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고,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은 "뒤늦은 변호사 선임을 핑계로 조사를 늦추려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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