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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 어디에도 안전지대는 없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1.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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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도 몰카에 당했다. 지난 10월, 엄태웅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고소한 두 명의 여성이 엄태웅 몰래 성관계 당시의 장면을 차량용 블랙박스로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엄태웅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한 마사지업소 여종업원 권모(35)씨는 여전히 엄태웅의 성폭행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마사지업소 여주인 신모(35)씨는 몰카 촬영을 포함해 대부분 혐의를 인정한 상태다.

[사진=MBC 방송캡처]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이 누군가에 의해 설치된 카메라 속에 고스란히 담기고 있다는 사실, 엄태웅은 상상만으로도 머리끝이 쭈뼛 서는 경험을 해야 했던 셈이다. 단순한 훔쳐보기 쾌락에서부터 시작해 보다 치밀한 범죄의 수단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몰카에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지난 8월, 수영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용하는 탈의실에 몰카가 설치돼 세간을 충격에 빠뜨렸다. 당시 경찰은 충북 진천선수촌의 여자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해 여자 수영선수들의 알몸을 촬영한 혐의로 A씨(남)를 체포했다.

前 국가대표 수영 선수로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하기도 했다는 A씨, 그는 지난 2013년부터 진천선수촌의 여자 수영선수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년에 걸친 A씨의 몰카 범죄는 그가 동료 수영선수들에게 몰카 속 영상을 자랑스레 내보이면서 꼬리가 밟혔다.

국가대표 수영선수들을 경악케 했던 몰카 사건부터 시작해 엄태웅에 이르기까지, 또 한 번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몰카 범죄의 위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한해 1,100여 건이었던 몰카 범죄 건수는 지난해 무려 7,623 건으로 증가했다. 근 5년 사이 몰카 범죄가 약 7배나 증가한 셈이다. 여기에 경찰에 적발되지 않은 건수를 고려한다면 우리나라 몰카 범죄 건수는 이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 분명하다.

엄태웅의 몰카 사건이 증명하듯 몰카를 설치하고 이를 악용하는 자들의 직업군 또한 다양하다. 특히 충격적인 건 그동안 경찰에 발각된 몰카 범죄자 가운데 변호사, 교수, 의사 등 고학력 직업 종사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몰카 범죄는 스마트폰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대부분의 차량에 달려 있는 블랙박스 또한 일부에 의해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엄태웅 사건이 좋은 예다.

몰카 범죄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유발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성을 일깨운다. 특히 몰카 범죄의 피해자는 평생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남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카메라 등을 이용해 몰카를 촬영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다. 엄태웅의 성관계 장면을 차량용 블랙박스로 촬영한 권 씨 일당처럼 영리를 목적으로 몰카 영상을 촬영하고 나아가 이를 유포한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게 된다.

몰카 범죄의 심각성은 실제 몰카 범죄자들에게 그리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심화된다. 엄태웅 몰카 사건이 보도되기 이전 상당수 몰카 범죄자들이 집행유예 등의 가벼운 처벌을 받는데 그쳤다.

몰카 범죄자들을 오히려 재범의 늪에 빠지게 하는 허술한 법의 규제, 이는 언제, 어디에서 자신의 은밀한 모습이 찍힐지 몰라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잠재적 몰카 피해자들의 두려움과 상반되며 거듭 현실을 직시하게 했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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