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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마치 공부하고 온 듯 막힘 없이 '술~술~'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2.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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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역시 최순실 비리의 내부고발자라 불릴 만했다. 7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장에 나온 고영태씨는 무슨 질문이 던져지든 막힘 없이 술~술~ 답변을 내놓았다. 아는 데까지 뭐든 묻는대로 답하겠다고 작심하고 나온 사람인 듯 여겨졌다. 의원들이 무얼 원하느지 잘 안다는 듯 때론 자신의 생각까지 섞어가며 의원들의 의도된 질문에 장단을 맞춰주기도 했다.

대표적 답변 사례가 최순실의 위상을 묻는 질문에 '최씨가 사실상 권력 서열 1위'라는 취지의 답변을 시원스레 내놓은 일이었다.

고영태씨는 최순실씨가 권력 서열 1위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 "최씨가 바라보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수행비서였다."고 설명했다.

최순실씨의 위상에 대한 고영태씨의 증언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문건 유출 혐의에 연루된 박관천 경정의 말을 인용해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 대통령이라 했는데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고영태씨는 "동의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최씨와 김종 전 차관의 관계에 대한 증언은 최씨의 권세를 실증하는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최순실씨가 김종 문화부 전 차관을 어떻게 보았나?"라고 묻자 고영태씨는 "뭐, 수행비서?"라고 답변했다. 그 이유로 고영태씨는 최순실씨는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지시했고, 김종 전 차관은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영태씨의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함께 증인석에 앉아 있던 김종 전 차관은 약간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세간의 입방아를 낳았던 최순실씨와 자신의 구체적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연인 관계가 아니라고 답했다. 고영태씨는 "최씨와 남녀관계였느냐?"라는 질문이 나오자 "절대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최씨와 처음 알게 된 과정, 사이가 틀어져 소원해진 일 등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고영태씨는 자신이 최씨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2년 말이었고, 관계가 틀어진 것은 2014년 10월 쯤이었다고 설명했다. 최순실씨가 아랫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고 모욕적인 말을 했으며, 그로 인해 감정이 격해져 최씨와 싸운 일도 있다고 했다.

고영태씨는 최씨와 사이가 틀어지면서 그에 대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TV조선이 보도한 의상실(일명 샘플실) 관련 영상 자료도 자신이 방송사를 찾아가 제보했다고 공개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샘플실 영상에는 최순실씨가 안경을 머리에 걸친 채 의상을 손질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고영태씨가 운영하던 문제의 의상실 장면에는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 등의 모습도 등장한다.        

고영태씨는 이 날 청문회에서 자신이 샘플실 영상 외에 대통령 순방 일정표 등의 자료도 TV조선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고영태씨의 증언 중에는 청문회 방송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특검의 눈길을 끌 만한 민감한 발언도 있었다. 고영태씨는 자신이 만든 의상 100벌 정도와 각종 가방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됐고, 물건값은 최순실씨로부터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고영태씨의 말을 토대로 "4500만원 정도의 옷과 가방이 청와대로 갔다."면서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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