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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연 혼밥, 자의적 고립이라면 어찌 즐겁지 아니하리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2.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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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의 멤버 정채연이 ‘프로 혼밥러’로 자신을 소개했다. 7일 방송된 tvN ‘수요미식회’에 패널로 참석한 정채연은 “혼자서 고기도 먹으러 간다. 많이 먹을 땐 혼자 소고기 3인분을 먹을 때도 있다”고 말하며 ‘혼밥러’ 가운데서도 상위 레벨에 속하는 혼밥 습성을 자랑했다.

정채연의 혼밥 고백이 나날이 증가 추세에 있는 ‘혼놀족’들을 돌아보게 했다. 얼마 전 통계청은 장래가구 추계 자료를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1인 가구 수는 약 488만 명이었다. 이는 전체 가구의 약 26%를 상회하는 수치다.

[사진=tvN 방송캡처]

실제로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1990년 9.0%에 불과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2013년에는 국내 1인 가구 비중이 무려 25.9%로 대폭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40대의 1인 가구 또한 절반을 넘었다. 이는 1인 가구 콘텐츠 시장이 활짝 열린 지금의 추세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만약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오는 2035년이 되면 국내 1인 가구의 수는 약 34.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1인 가구 수가 전체 가구 수의 4분의 1에 달하게 되는 셈이다.

서서히 급부상하기 시작한 1인 가구는 ‘솔로이코노미’, ‘싱글슈머’ 등의 신조어를 양산하며 현대사회의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상했다. 1인 가구의 급증과 함께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1인 가구 콘텐츠 시장, 이러한 추세에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이는 정채연과 같은 ‘혼놀족’이다.

정채연의 혼밥 고백으로 상기된 ‘혼놀족’이란 소비생활은 물론 인간관계를 최소화하며 싱글로서의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쉽게 말해 혼자 노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 우리 사회는 이들을 지칭해 ‘홀로 있는 사람들’ 즉, ‘얼로너(alon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채연의 혼밥 역시 혼놀족의 흔한 특성 중 하나다. 물론 혼놀족의 전형적 특성으로 여겨지는 혼밥은 정채연의 자의적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는 행위다. 스스로 고립되기를 선택하는 혼놀족, 이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과 묘한 대비를 이루며 아이러니함을 유발한다. 유독 혼자가 되길 고집하고 혼자임을 즐기기에 때론 ‘보통의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기도 하는 혼놀족, 하지만 이들은 그마저도 ’그까짓 시선 받고 말지’라는 ‘쿨내’를 풍기며 현대사회의 1코노미(1인+이코노미) 주역이 됐다.

정채연의 혼밥이 증명하듯 보통의 혼놀족은 취미와 여가생활도 홀로 즐긴다. 대표적인 혼놀족의 취미로 독서와 TV시청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다. 간혹 이들 혼놀족은 홀로 자전거를 타고 홀로 산을 오르는 등 활동적인 여가를 즐기기도 한다. 이제는 홀로 자리하고 있는 이들을 발견하기가 어렵지 않은 영화관, 공연장 등도 혼놀족의 흔한 영역 중 하나다.

실제로 정채연의 혼밥만큼이나 혼놀족의 ‘혼영(혼자 영화보기)’도 드문 장면이 못된다. ‘혼영’은 혼놀족들의 보편적인 여가 문화로 정착한지 오래다. 이는 CGV가 발표한 설문조사 자료를 통해서도 입증됐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체 관객 가운데 ‘혼영’의 비율은 7.2%였다. 하지만 지난 2014년에는 ‘혼영’의 비율이 8.3%로 증가했다. 이는 나날이 늘어 2015년에는 9.8%, 2016년 상반기에는 11.7%로 급증했다. 이들 ‘혼영족’ 중 정채연과 같은 20~30대가 약 70%를 차지했다.

혼밥만큼이나 ‘혼영’이 즐겁다는 사람들, 이들이 밝힌 ‘혼영’의 이유 또한 다채로웠다. 이들은 ‘몰입감 있는 관람을 위해(49%)’, ‘약속 잡는 과정이 귀찮고 복잡해서(48.2%)’, ‘혼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38.8%)’, ‘원하는 시간에 같이 볼 시간이 없어서(38.8%)’등을 이유로 들며 ‘혼영’의 묘미를 어필했다.

정채연과 같은 혼놀족의 특징이 이게 전부라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이제는 주변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견되는 혼놀족들은 ‘혼영’을 넘어 ‘혼곡’을 취미생활로 선택하기도 한다. 홀로 노래방을 찾아 ‘혼곡(曲)’에 빠지는 사람들, 실제로 이들 혼놀족을 겨냥해 최근 신촌·대학로·건대입구 등의 대학가에서는 ‘저렴한 가격, 남 눈치보지 않는 편안함’을 모토로 하는 코인 노래방이 대거 자리 잡았다.

지금도 여러 SNS와 포털 사이트 등에는 혼놀족을 위한 팁이 넘쳐난다. 사람들로부터의 고립이 자발적 선택에 의한 것이라면 때론 그 고독도 즐길만 하지 않을까. 정채연의 혼밥 고백이 현대 사회 구성원의 한 축을 이룬 혼놀족의 면면을 새삼 돌아보게 했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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