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5월 13일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기 전 찍힌 얼굴 사진이 청문회장에서 화제가 됐다. 세월호 침몰 한달이 채 안된 그 날 박근혜 대통령의 입가에 피멍이 나타나 있음을 보여주는 사진은 한국일보 보도로 공개됐다.

14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문제의 사진을 들어보이며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에게 '박근혜 피멍'과 관련해 갖가지 질문을 던졌다. 김영재 원장은 최순실씨 모녀가 단골로 드나든 강남의 성형외과 의원 원장이다.

김한정 의원은 두 장의 사진을 비교해 들어보이며 그 해 5월 13일 찍힌 박근혜 대통령의 입가 피멍을 지적했다. 그리곤 '박근혜 피멍'이 전문가의 소견상 무엇으로 보이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김영재 원장은 "필러 같다."고 대답했다.

필러는 주름이나 팬 흉터 등을 없애기 위해 주사를 통해 특수한 물질을 피부 밑에 투입하는 성형외과 시술중 하나다.

김한정 의원이나 김영재 원장이 말한 '박근혜 피멍'은 필러 주사를 놓을 때 주사 바늘에 의해 나타난 후유증일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김영재 원장은 '박근혜 피멍'과 관련해 혈관이 터져서 생긴 것 같다는 소견을 말했다.

주사 바늘 굵기는 굵은 것과 가는 것을 모두 쓸 수 있으며, 필러 주사 깊이 역시 피하지방에 놓을 수도 그 위에 놓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필러 주사를 맞은 뒤 피멍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동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후유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한편 김영재 원장은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박 대통령 입가의 피멍에 대해 물었을 때는 입가에 주름살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시술을 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시술을 했으면 주름이 없어져야 하는데 주름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김영재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필러 시술을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단호히 "없다."고 답변했다.

김영재 원장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녀오거나 했을 때 청와대로 불려들어간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밤에 청와대에 들어간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2014년 2월 한차례 그런 일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누구의 연락을 받고 청와대로 갔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청와대에 들어갈 때 미리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었을 뿐 신분증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해 그 자신도 '보안손님'에 해당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이 날 청문회를 지켜본 누리꾼들은 '박근혜 피멍'에 대해 어이 없다는 반응들을 쏟아냈다. 일부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박 대통령 입가에 피멍이 들어있을 때 세월호 유가족들은 가슴에 피멍이 들어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글들을 남겼다.

김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