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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편지, 부화뇌동 설레발치더니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2.1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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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주간경향은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 한 통을 공개했다. 해당 편지는 지난 2005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유럽코리아재단의 이사 자격으로 보낸 것이다.

주간경향의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편지는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장이었던 장 자크 그로하가 중국에서 북측 관계자를 만나 직접 전달했다. 문제는 박근혜 편지의 내용이다. 그간 박근혜 정부는 강경한 대북 정책을 강조해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정책이 아니냐며 공분을 토했다.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편지 내용에 대해 박근혜 정부는 어떤 해명의 말을 내놓게 될까.

[사진=MBN 방송캡처]

논란이 된 박근혜 편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 드린다. 어느새 후끈한 한낮의 열기가 한여름의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 됐다. 이렇듯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가”라는 평범한 인사말로 시작된다.

이어 박근혜 편지는 “제가 위원장님을 만나뵌 지도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로 이어지며 한층 친숙한 느낌을 자아냈다.

논란의 소지는 이다음 대목에서 선사됐다. 북측으로 보내는 편지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2002년 북남 통일축구경기를 포함해 북측의 젊은이들이 유럽의 여러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북측 장학생 프로그램’까지, 여러 계획들이 하나둘 실천되고 있다. 다만 보천보 전자악단이 기획했던 남측 공연과 평양에 건립하기로 했던 경제인 양성소 등이 여전히 실천되지 못해 안타깝다”라 말하며 ‘김정일과의 약속들’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음을 알렸다.

‘남북’이 아닌 ‘북남’, 박근혜 편지에서 사용된 이 단어는 이내 논란을 점화시켰다. 그저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내민 화해의 손짓으로 여겨질 수 있었던 박근혜 편지는 ‘북남’이란 단어로 인해 북한과의 관계에 주객이 전도된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특히 박근혜 편지의 서두에 등장한 ‘주체 91년’이란 단어도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는 마치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주체 사상을 인정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논란을 심화시켰다.

논란의 소지가 다분했던 박근혜 편지는 “제가 그동안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 실천됐던 많은 사업들을 정리해 문서를 만들었다. 김정일 위원장님께서 살펴보시고 부족한 부분 혹은 추가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면 말씀해주길 바란다. 또한 추후 재단과 북측의 관계기관들이 잘 협력하여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 위원장님의 지시를 부탁드린다”라는 간곡한 요청과 함께 김정일의 건강을 기원하는 말로 마무리됐다.

박근혜 편지가 공개됨과 동시에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 건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마찬가지다. 앞서 박사모 게시판에는 동일한 내용의 편지가 공개되며 ‘문재인이 쓴 편지’라는 타이틀이 붙은 바 있다. 당시 박사모 회원들 사이에서 격한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문재인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리게 했던 편지, 이것이 알고 보니 박근혜 대통령의 ‘작품’이었던 셈이다.

해당 편지가 박근혜 대통령의 것이었음이 알려지자 박사모 측은 서둘러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하지만 편지 내용으로 점화된 비난은 이내 박사모에까지 전이됐다.

앞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열린 촛불집회에 대항해 일명 ‘행동개시’를 명했다 구설수에 올랐던 박사모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이 발표되고 난 뒤 박사모 카페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총동원령을 선포했던 정광용 중앙 회장, 그에 앞서서도 “총동원령 준비 단계에 진입했다”는 글을 올리며 “대한민국의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박사모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던 박사모인지라 시국에 반하는 박사모의 지침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오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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