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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철, 부르지 말라 입막을 땐 언제고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2.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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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이 부르는 ‘아름다운 강산’, 묘하게 아이러니한 이 풍경을 두고 신대철이 분노를 토해냈다. 17일, 신대철은 자신의 SNS에 “TV에서 너무나 기가 막힌 광경을 봤다. 친박 단체들의 집회에서 '아름다운 강산'이 흘러나오고 있더라. 진심 어이가 없다”로 시작되는 글을 올리며 불만을 토로했다.

‘아름다운 강산’은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의 아버지 신중현이 작곡한 노래다. 이 노래는 박정희 정권 시절 꽤 오랜시간 금지곡으로 묶였다. 당시 정권은 ‘아름다운 강산’을 비롯해 ‘미인’, ‘거짓말’ 등 신중현이 작곡한 대부분의 노래를 금지곡으로 분류했다.

[사진=신대철 SNS]

이에 대해 신대철이 ‘아름다운 강산’의 탄생 비화를 털어놨다. 당시 청와대와 공화당으로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노래를 작곡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던 신중현, 하지만 그는 이를 거절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노래 대부분이 금지곡으로 묶이는 서글픈 상황에 처하게 됐다.

결국 고심을 거듭했던 신대철의 아버지 신중현은 특정 권력자를 찬양하는 내용이 아닌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아름다운 강산’을 탄생시켰다. ‘아름다운 이곳에 내가 있고 네가 있네. 손잡고 가보자 달려보자 저 광야로. 우리들 모여서 말 해보자 새 희망을. 오늘도 너를 만나러 가야지 말해야지. 먼 훗날에 너와 나 살고 지고. 영원한 이곳에 우리의 새 꿈을 만들어 보고파’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강산’의 노랫말, 노래를 통해 민주주의 실현을 꿈꿨던 신중현은 끝내 이 노래마저 금지곡으로 묶이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SNS를 통해 ‘아름다운 강산’의 탄생 비화를 털어놓은 신대철은 “따라서 ‘아름다운 강산’은 박사모나 어버이 연합 따위가 불러서는 안 되는 노래다. 촛불집회 집행부는 앞으로 나를 섭외해라. 내가 촛불집회에서 ‘아름다운 강산’을 제대로 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고 밝히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신대철의 울분을 통해 상기된 그 시절의 금지곡들, 이는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방송윤리위원회가 설치되면서부터 시행되고 1975년 ‘긴급조치 9호’를 통해 더욱 강화됐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국가안보와 국민총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금지곡으로 선정한다. 이에 따라 외래풍조의 무분별한 도입과 모방, 패배, 자학, 비관적인 내용, 선정, 퇴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들은 모두 금지곡으로 분류된다”라고 금지곡 선정의 기준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신대철이 문제를 제기한 ‘아름다운 강산’을 비롯해 수많은 노래들이 ‘불신을 조장한다’, ‘지금이 불행하다는 의미냐’, ‘가사가 퇴폐적이고 저속하다’ 등의 이유로 금지곡이 됐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 정권 시절 금지곡으로 분류됐던 노래들이 이제는 일명 ‘박근혜 하야곡’이 되어 촛불집회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최근 양희은은 5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상록수’와 ‘아침이슬’, ‘행복의 나라로’ 등을 시민들과 함께 열창했다. 박정희 정권 당시 시위 현장에서 불리며 정부 정책에 반발심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됐던 노래들이 이제는 시민들의 응원가가 된 셈이다.

울분 섞인 신대철의 SNS 글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막고 소위 블랙리스트라는 걸 만들어 문화를 억압하는 행위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우쳐줬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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