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재단의 노승일 전 부장이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5차 청문회장을 한차례 술렁이게 만들었다. 작심한 듯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노승일 전 부장의 폭로가 터진 22일의 5차 청문회장에는 우병우 전 수석도 증인으로 나와 있었다.
노승일 전 부장은 이 날 청문회에서 차은택씨의 법적 조력자가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을 이끄는 김기동 검사이고, 차씨와 김 단장을 연결해준 인물이 우병우 전 수석이라고 폭로했다. 우병우 전 수석의 면전에서 폭탄 발언을 한 셈이다.
노승일 전 부장은 자신이 그같은 이야기를 고영태씨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노승일 전 부장은 또 고영태씨는 그같은 이야기를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전해 들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승일 전 부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우병우 전 수석과 최순실씨가 잘 아는 사이라고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까지 내놓았다.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이 "결국 우병우 최순실 두 사람이 잘 아는 사이라는 얘기냐?"라고 확인하듯 묻자 "그렇다고 볼 수 있다."라고 답한 것이다.
그러나 이 날 청문회장에서 자신과 관련된 혐의 내용을 줄곧 부인해온 우병우 전 수석은 노승일 전 부장의 폭로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차은택씨나 김기동 단장 등을 불러서 확인해 보자는 제안까지 하며 노승일 전 부장의 증언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 날 노승일 전 부장은 참고인으로 청문회장에 나왔으나 즉석에서 증인 선서를 한 뒤 증인 신분으로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노승일 전 부장은 지난 10월 말 독일에 있던 최순실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사다. 당시 전화 통화에서 최순실씨는 문제의 태블릿PC 이야기를 하면서 "큰일 났네. (태블릿PC를) 우리랑 분리하지 않으면 다 죽어."라고 말했다. 태블릿PC가 자신 소유가 아니라는 쪽으로 이야기를 몰고 가야 한다는 점을 지시한 것으로 이해되는 통화 내용이었다.
이 날 청문회장에서 노승일 전 부장이 거론한 김기동 단장은 검찰 내에서 우병우 라인에 속한 검사로 알려져 있다.
김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