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에 대해 해명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2014년 4월 16일 대통령이 세월호 사건에 대처한 상황을 시간대별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부실했던데다 신뢰성을 둘러싸고도 의문이 제기됐었다.
그러자 이번엔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직접 사건 당일 행적에 대해 해명하고 나선 것이다. 1일 오후 전격적으로 열린 박근혜 신년간담회 자리를 통해서였다.
이 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박근혜 신년간담회는 기자들이 노트북과 카메라 없이 입장한 가운데 진행됐다. 청와대 측이 사전에 출입기자단에 그같이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노트북을 놓고 상춘재로 간 기자들은 수첩을 통해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정리해야 했다. 박근혜 신념간담회 사진은 청와대가 행사 후 기자단에 배포했다.
이 날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의 행적과 관련해 언급하면서 자신이 세월호 침몰 당일 관저에 머물고 있었고, 그 곳에서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했노라고 주장했다. 정상적으로 보고를 받으면서 사건의 전개 상황을 체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날 집무실로 출근하지 않은데 대해서는 다른 일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일 오후 3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가겠다고 준비를 지시하고 2시간 15분이나 지난 다음에야 중대본에 나타난 경위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박 대통령은 "경호실에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중대본에서 무슨 상황이 생겨서 바로 관저를 떠나지 못했다는 해명도 내놓았다.
이 날 박근혜 신념간담회의 핵심 주제는 역시 '세월호 7시간'이었다. 그로 인해 관련 질문이 다수 쏟아져 나왔다.
세월호 침몰 당일 왜 본관 집무실로 나와서 사건 수습을 지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박 대통령은 현장의 책임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현장이 제일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잘 하는게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신년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해명에 무게를 둔 또 하나의 주제는 삼성 계열사간 합병과 관련한 것이었다. 박영수 특검팀은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건강보험공단에 부당한 압력을 가한 배경에 청와대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특검이) 나를 엮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반주사, 감초주사 등을 맞았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주사 맞은 사실을 일부 시인하면서도 "그 것을 (가지고) 큰 죄나 지은 것처럼 (취급)하면 대통령이 움직일 공간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박근혜 신년간담회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들은 일제히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대통령 자격으로 기자들을 만났다면 그 자체가 문제라는 시각을 드러냈다. 직무정지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신분을 활용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항변이었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은 "304명이 아무런 조치 없이 죽어간 것만으로도 대통령은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논평했다. 고 대변인은 특히 세월호 침몰 당일 할 일을 다했다는 박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천인공노할 후안무치의 언사"라고 공격했다.
김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