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을 예고하는 것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았던 신년토론, 휘청대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저마다 속이 뻥 뚫리는 해답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됐던 이곳에 난데없이 짜증섞인 고성이 날아들었다. 전원책 변호사였다.

진행자 손석희 앵커의 카리스마도, 유시민 작가의 유한 중재도, 이재명 시장의 차분한 답변도 폭주하는 전원책표 토론 태도는 시정할 수 없었다. 방송이 끝난 이후 누리꾼들은 전원책 변호사의 토론 태도가 기대 이하였다고 입을 모으며 불편한 기색을 표출했다.

2일 방송된 JTBC '뉴스룸-신년특집토론'에는 손석희 앵커의 사회로 이재명 성남시장,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 전원책 변호사, 유시민 작가가 패널로 출연해 '2017 한국사회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JTBC ‘썰전’을 통해 활약하며 ‘합리적 보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던 전원책 변호사,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유시민 작가의 발언에 위트를 섞어가며 요목조목 반박했던 전원책 변호사의 모습은 적잖은 시청자들을 호감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날 토론에서는 ‘썰전’ 속 전원책 변호사의 여유와 위트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이날 전원책 변호사는 이재명 시장이 포퓰리즘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인세 실효세율 등을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다. 자연스레 전원책 변호사와 이재명 시장의 설전이 오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전원책 변호사는 이재명 시장에게 “자꾸만 그런 식으로 이상한 수치를 들이대지 말라. 그러면 정말 곤란하다”고 소리치며 연신 언성을 높였다.

이어서도 전원책 변호사는 “나도 엄연한 공인이다. 이런 곳에서 잘못 발언하면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다. 내가 이야기한 건 올바른 정보다 맞다”라는 이재명 시장의 답변에 “왜 자꾸 거짓 정보를 가져와서 이야기하느냐”고 맞받아치며 계속해서 ‘버럭 토론 태도’를 고수했다.

이후에도 전원책 변호사는 차분히 답변하는 이재명 시장의 말을 중간에 끊거나 버럭 화를 내며 고성을 내질렀다. 전원책 변호사는 손석희 앵커가 “검증의 시장은 합리적으로 차분했으면 좋겠다”며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시장이 자꾸만 이상한 소리를 하는 데 어떻게 지도자 소리를 들을 수 있겠냐”라 말하며 짜증섞인 토론 태도를 버리지 않았다.

이러한 전원책 변호사의 토론 태도에 ‘썰전’에 함께 출연 중인 유시민 작가는 “전원책 변호사의 그런 태도는 ‘진짜 보수’는 잘 안 듣는다는 생각을 유발하게 할 수 있다”며 따끔히 지적했다. 특히 유시민 작가는 “우리가 ‘썰전’에서도 인정할만 한 건 인정하고 그러지 않냐”는 전원책 변호사의 항변에 “그거는 편집을 잘 해서 그런 거다”라고 답하며 일침을 날려 눈길을 끌었다.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요소 중 하나가 대화와 토론이다. 올바른 방식으로 성립되는 대화와 토론은 각계각층 간 불통의 벽을 허물고 원활한 소통을 이루어내는 중요한 기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사회 전반에 걸친 크고 작은 의사결정의 과정은 대화와 토론으로 결정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대화와 토론이 올바른 방법으로 잘 이루어진다면 사회 구성원의 갈등과 대립은 마찰력을 최소화할 수 있을 터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대화와 토론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초·중·고 교육 과정 전반에 걸친 주입식 교육과 일방적인 강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몇몇 방식이 대화와 토론의 부재를 초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논란이 된 전원책 변호사의 태론 태도에 여전히 인터넷이 분분하게 달아오르고 있다. 누리꾼들은 빈번한 발언 자르기와 짜증 섞인 고성이 언뜻 ‘키보드배틀’을 떠올리게 했다며 전원책 변호사의 토론 태도를 비난했다. 오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