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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에게 또 빗장이 풀렸으니

‘피겨 퀸’ 김연아에게 빗장이 또 한 번 풀렸다. 나이 제한이 풀려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에 선정되더니 이젠 연한 제한이 풀려 밴쿠버의 금빛 영광을 이끈 스케이트가 문화재로 지정될 길을 찾았다.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최초 총점 200점 돌파와 11차례 세계최고점을 찍으며 출전 국제대회 모든 시상대를 점령했던 ‘올 포디엄 신화’의 주인공 김연아. 그 ‘퀸 유나(Yuna)’는 2015년 스포츠영웅으로 헌액될 기회를 맞았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의 열연. [사진=신화/뉴시스]

대한체육회는 역경과 고난을 극복해 지구촌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체육인을 국가적 자산으로 예우하기 위해 2011년부터 스포츠 영웅을 선정해왔다.

현역 은퇴 1년 만에 그 소중한 마지막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김연아는 국민 지지도에서도 82.3%의 호응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50세 이상을 후보로 한다'는 선정위원회의 나이 제한에 걸리면서 기회가 날아갔다. 당초 규정에도 없던 연령 제한으로 최연소 헌액이 무산된 것이다.

그러자 선정위의 결정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해 말 국정농단 최순실 게이트에서 김연아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찍혔다는 의혹에도 휘말렸고 스포츠영웅 선정 시 나이라는 천장이 없어지면서 김연아에 대한 동정론도 커졌다. 지난해 11월 연령 제한이 폐지되면서 김연아는 압도적인 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에 헌액됐다.

김연아는 총 54명의 추천 후보 중 최종 후보에 오른 골프 박세리, 야구 박찬호, 축구 차범근, 레슬링 고(故) 김일, 일제하의 체육기자 故 이길용 등을 제치는 영광을 얻은 것이다.

2011년 마라톤 영웅 故 손기정과 역도의 故 김성집, 2013 마라톤의 개척자 서윤복, 2014년 체육행정의 선구자 故 민관식 전 장관, 레슬링 스타 장창선, 2015년 올림픽 1호 금메달리스트인 레슬링의 양정모, 여자농구의 전설 박신자,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에 이어 9번째 영웅의 탄생을 알린 김연아다. 그건 불모지 한국 피겨를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린 김연아의 빛나는 업적과 피나는 노력에 대한 헌사였다.

이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김연아의 영광을 지켜왔던 부츠가 등록문화재로 영원히 간직될 길을 찾게 됐다.

9일 문화재청은 김연아의 스케이트처럼 제작, 건설된 지 50년이 안된 건축물과 사물도 문화재로 등록하는 방안을 2017년 주요 업무계획에 담아 공개했다.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 건설·제작·형성된 후 50년 이상이 지난 것으로서 역사, 문화, 예술, 사회, 경제, 종교, 생활 등 각 분야에서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 가치가 있는 것, 지역의 역사·문화적 배경이 되고 있으며 그 가치가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것, 기술발전 또는 예술적 사조 등 그 시대를 반영하거나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 등에 해당하고,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하다고 판단해 등록하는 문화재다.

하지만 '제작 시점 50년'이라는 규정이 걸림돌이 돼 그 범위가 한정돼 왔다. 2012년 문화재청은 그 50년을 넘지 않았지만 보전이 필요한 대상에 대해 김연아 부츠를 포함해 '예비문화재 인증제도'를 도입하고자 했으나 법제화에 실패했고 이번에야 그 빗장을 해제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사실상 연한을 폐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지정됐던 체육관련 예비문화재 조사 대상은 김연아의 스케이트를 포함해 1998년 US여자오픈 우승 때 박세리가 사용한 골프클럽, 1988 서울올림픽 개막식에 선보인 굴렁쇠,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당시 사용된 대형태극기와 붉은악마 등이다.

김연아 골든 부츠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고 손기정 관련 유물,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데뷔해 대한민국과 태극기를 알린 런던올림픽 관련 유물, 1956년 홍콩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안컵축구대회 우승 트로피 등과 함께 스포츠팬들을 넘어 국민적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관리를 받는 영웅의 기념물로 길이 남게 된다. ‘퀸 유나’ 김연아가 그동안 흘려온 땀과 눈물을 추앙과 보존의 경사로 보상받고 있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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