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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엽, 페데리코 펠리니까진 안 바라지만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1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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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조의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남편 박성엽 김앤장 변호사의 외조는 어떤 범주에 속할까. 서울대 캠퍼스 커플로 맺어진 조윤선과 박성엽은 7년간의 열애 끝에 웨딩마치를 올렸다.

칼럼니스트 조민기가 2011년 발간한 저서 ‘외조’에는 만점짜리 외조로 아내를 성공의 반열에 올려놓은 남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세계인의 사랑 대신 한 여자의 사랑을 택한 존 레논부터 시작해 아내이자 뮤즈인 줄리에타 마시나의 이름을 세계에 각인시킨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 스타인 패티김의 직업과 예술 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한 남편 알만도 게디니, 조선 시대 유일한 여성 실학자 빙허각 이씨의 남편 서유본에 이르기까지, ‘외조’에 담겨진 그들만의 외조법은 그야말로 탁월하다.

[사진=MBN 방송캡처]

세상에는 참 이상적인 커플이 많다. 성공의 시너지 효과에 있어 반려자의 영향은 꽤나 막중하다. 자신이 하는 일을 존중해주고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일, 이는 어쩌면 인생 최대의 난제와도 같다. 그렇다면 조윤선에게 박성엽은 그런 존재일까. 대국민 청문회에 출석해 남편 박성엽이 불러주는 대로 앵무새 발언을 내놨던 조윤선, 박성엽 외조의 결과를 차치하고서라도 조윤선 박성엽 부부의 선택은 충분히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할 만하다.

지난 9일 조윤선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7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조윤선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증언하기 어렵다. 블랙리스트 건은 특검을 통해 자세히 밝히겠다”는 대답만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조윤선이 남편 박성엽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의원들의 속사포 질문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휴대전화를 손에 꼭 쥐고 있었던 조윤선은 질의응답과 관련해 박성엽에게 실시간으로 조언을 구했다. 꽤나 상세했던 박성엽의 문자메시지는 취재진의 카메라 앵글에 생생히 담겼다.

공개된 박성엽의 문자메시지에는 “해당 부분의 증언(블랙리스트 관련)은 일관되게 어렵다고 답변할 수 밖에 없다. 그저 사정 당국에서 상세히 말씀드리겠다고 대답해야 할 듯하다”, “(블랙리스트와 관련해)보고를 받았나 등의 구체적 질문에 대해서는 '죄송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저의 상황 상 보다 상세히 보고 드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그 건에 대해서는 이미 큰 틀에서는 대략적인 말씀을 다 드린 것 같습니다'라는 취지로 답을 해라”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윤선에게 구체적인 답변 내용을 지시했던 박성엽, 그리고 그의 아내 조윤선은 이러한 남편의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박성엽의 적극적인 ‘외조’도 100퍼센트 결실을 맺진 못했다. ‘모르쇠’로 일관하라 했던 박성엽의 지시와 달리 조윤선은 “블랙리스트가 있는 게 맞냐. 정말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냐. 다시 묻겠다. 조윤선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답해달라. 블랙리스트는 있냐”라는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끈질긴 질문공세에 “그런 명단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라 답하며 끝내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시인했기 때문이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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