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 후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들은 시민이다. 다소 오락가락하긴 했지만 결국 인천공항 귀국 후 곧바로 자택으로 귀가하지 않고 공항 고속철도편을 이용, 서울역으로 이동하면서 시민들과 만나는 스케줄을 잡았다.
12일 오후 5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반기문 전 총장은 도착 즉시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그러나 그 다음 행보를 놓고 다소 혼란이 있었다. 실무 준비팀은 반기문 전 총장이 인천공항에서 승용차를 이용해 곧장 사당동 자책으로 향하는 것으로 계획을 짰다.
시민들을 만난다는 명목도 좋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기획안이었다.
그러나 반기문 전 총장이 귀국 직후에 가장 먼저 시민들을 만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돼 계획을 변경하게 됐다.
시민들과 만나기 전 반기문 전 총장은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환영 나온 시민들에게 일차로 기자회견을 겸해 귀국 인사를 하게 된다. 반기문 전 총장 측의 이도운 대변인은 "반기문 전 총장이 A4 용지 두 장 정도의 짤막한 귀국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 메시지는 국민 화합과 국가 통합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룰 것이란 설명도 곁들였다.
반기문 전 총장은 기자회견과 귀국 메시지 발표 후 고속철도편으로 서울역으로 이동하고, 그 곳에서 승용차를 이용해 자택으로 돌아간다. 반기문 전 총장은 귀국 다음날인 13일엔 국립현충원을 찾아가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을 참배하고, 그 하루 뒤인 14일엔 고향인 충북 음성으로 내려가 고향민들에게 귀국 보고를 하기로 했다. 그 날 반 전 총장은 부친 선영을 찾은 뒤 모친인 신현순 여사(92)를 방문하게 된다.
반기문 전 총장은 설이 지날 때까지는 본격적인 정치 행보 대신 민생 행보에 치중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전 총장의 향후 정당 가입 문제와 관련, 그를 돕고 있는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은 "당분간 독자 세력을 형성해 나가다 자연스레 뜻이 맞는 사람들과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설명했다.
한편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 날짜와 관련, 주변에서는 귀국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일요일을 권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기문 전 총장이 쉬는 날 많은 사람을 귀찮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평일 귀국을 선택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김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