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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공포증, 괜히 피하고만 싶은 숫자들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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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첫 달부터 13일의 금요일이다. 13 공포증(트리스카이데카포비아)이 스멀스멀 엄습하는 날. 어딘가 모르게 찜찜한 숫자 13이 금요일과 겹쳐 불안감을 드리우기에 오늘의 운세를 유달리 많이 찾아보는 금요일이기도 하다. 수도권에 눈이 내린 13일, 발걸음조차 더욱 조심조심이다.

숫자 13에 대한 공포증은 서양에서 극심한데 극장, 엘리베이터, 열차 등에서는 13을 불길하다고 해서 사용하기를 꺼린다. 호텔에는 1313조차도 없다. 숫자 13 대신 12 2/2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니 13 공포증은 생활에까지 널리 퍼져 있다.

서양에서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날이 13일의 금요일이라 13을 불길한 숫자로 여긴다는게 통설이다. 13 공포증의 또 다른 유래는 어떤 것이 있을까?

13 공포증이 퍼진 근원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가장 오래된 것은 북유럽 신화에서 찾을 수 있다. 옛날 12 신이 잔치를 벌였는데 이에 초대받지 못한 13번째 신 ‘로키’가 들이닥쳐 ‘쾌락의 신’을 죽이는 바람에 세상이 슬픔에 빠졌다는 설화가 그것이다.

켈트족 설화에도 13 공포증이 숨어 있다. 12명의 장군이 전쟁에 나갔다가 돌아와서 장군의 수를 세어보니 13명이었다는 것. 원래 없었던 13번째 장군의 정체는 바로 ‘죽음’이었으니 며칠 안 돼 금요일에 왕이 죽는 바람에 13일의 금요일을 불길하게 여기게 됐다는 이야기다.

가장 완벽한 숫자로 여겨지는 12에 1을 더한 숫자가 13이기 때문에 이를 꺼리던 것이 13을 불길한 숫자로 만들었다는 수학자의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13 공포증은 없다. 오히려 13을 행운의 숫자로 여긴다. 정확한 유래는 없지만 포도나무의 첫 잎이 자라고 13일 뒤 열매 맺으면 그 해는 좋은 포도로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히려 이탈리아인들은 17을 저주의 숫자로 받아들인다. 17을 로마 숫자로 나타내면 ⅩⅤⅠⅠ인데 이 조합으로 ⅤⅠⅩⅠ라는 단어를 만들면 ‘생을 마감하다’라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39번의 저주가 퍼져 있다. 사상 최악의 성매매와 여성살해 범죄가 발생했는데 성매매를 한 룸 넘버가 39호, 이때 살해당한 여성이 39명으로 드러나면서 아프가니스탄 사회에서는 39를 악령의 숫자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래서 차량번호에 절대 39를 넣지 않는다. 핸드폰에 39라는 숫자가 뜨면 아는 사람의 번호라고 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나이가 39세 된 사람들은 사회에서 왕따되는 경우가 많아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죽을 사(4)’처럼 숫자의 발음이나 모양과 관련해 길흉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도 13 공포증을 연상시키는 번호가 있는데 42다. 일본어로 42를 읽으면 죽음이라는 뜻이 된다. 어떤 자동차 레이서가 이를 미신이라고 치부하고 그 편견을 자신이 불식시키겠노라며 호기롭게 42번을 레이싱 출전번호로 택했다가 운명의 장난처럼 사고사를 당했다. 이후 자동차 레이싱 경기에는 42번 번호가 사라졌고 일반 차량 번호에도 42를 넣지 않는 경향이 많아졌다.

중국에서는 존경받는 사상가 맹자와 공자가 각각 별세한 나이인 73, 82을 불길하다고 생각해 해당 연령에 달한 노인들은 자신의 나이를 말할 때 직설적으로 73세, 82세라고 하지 않고 지난해 72세였고, 내년에 83세가 된다는 식으로 말한다.

13 공포증, 즉 트리스카이데카포비아는 숫자만 다를 뿐 동서양을 막론하고 미신에 가깝게 받아들이는 가운데 실생활에서 불행이 닥칠 때마다 그 사실을 불행과 연관지어 반복되는 불운의 징크스로 낙인찍으니 공포의 악순환이 퍼지고 있는 셈이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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