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연경 앓이, 그래 다시 씩씩하게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18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7일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이 새해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본선 1회전에서 부활의 승전고를 울렸다. 지난해 5월 프랑스오픈 이후 복부 근육 부상으로 한동안 라켓을 잡지 못할 정도로 시련을 겪으며 리우 올림픽 출전 꿈까지 접어야 했던 정현이 마침내 8개월 만에 재기의 스트로크로 개인 통산 메이저 2승째를 올렸다. 정현의 힘찬 재도약 스매싱이 국민들의 가슴을 뻥 뚫어준 지 채 하루도 안돼 이번엔 터키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다시 씩씩하게 돌아왔다.

터키컵 결승에서 환호작약하고 있는 김연경.  터키 입성 이후 6시즌 동안 6번째 우승컵을 차지한 김연경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터키컵 우승했습니다🥇 모두 응원해주신 덕분에 할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사진=페네르바체 페이스북 캡처]

페네르바체의 에이스 김연경은 18일(한국시간) 앙카라에서 벌어진 쿠파볼레이(터키컵) 결승에서 최다 15득점을 올리는 군계일학의 활약으로 라이벌 바키프방크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우승하는데 앞장섰다. 2011년 페네르바체에 입성한 김연경은 2013~2014시즌 터키컵에서 준우승에 그친 뒤 이듬 시즌 MVP를 차지하며 기어코 우승컵을 안겼고, 다시 2년 만에 정상에서 동료들과 챔피언 세리머니를 펼쳤다.

지난해 11월 복부 근육 부상에다 대상포진까지 앓는 바람에 한동안 결장하며 팀이 리그 전반기 3위로 떨어지는 것을 누구보다도 안타깝게 바라봐야 했던 김연경으로서는 이날 최다 득점으로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낸 것이다. 김연경은 리그 전반기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복근이 찢어진 상태에서 공격과 리시브 통증을 느껴서 3주 쉬었다. 올림픽도 그렇고 많은 일정을 소화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터키컵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 바람을 새해부터 이뤄냈고, 개인적으로도 터키배구연맹이 뽑은 드림팀에도 이름을 올려 시즌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당당히 부활을 알렸다.

유럽 톱레벨로 인정받는 터키여자배구의 녹다운토너먼트 챔피언을 가리는 이번 결승은 ‘월드 오브 발리’가 공개한 세계 남녀배구 연봉랭킹 1위 김연경(120만 유로)와 2위 주팅(110만 유로)의 자존심 대결로도 주목을 받았다. 리그 전반기에 11전 전승을 거둔 바키프방크의 에이스 주팅은 이날 13득점으로 같은 윙 스파이커 포지션의 김연경에는 못미쳤다.

2012 런던 올림픽 MVP 김연경이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중국의 우승을 이끈 ‘MVP 후배’ 주팅에게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이국에서 외롭게 도전하는 아시아의 스타끼리 단순한 호승심보다는 건강과 적응이 먼저이고 그 뒤에 경쟁을 통한 발전을 생각하는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지난해 11월 주팅의 생일파티에 찾아 아시아의 후배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같은 지역 맞수팀의 같은 포지션 호적수,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월드스타끼리 라이벌 의식을 버리고 선배 김연경이 먼저 다가갔다. 주팅과의 나이차만큼 외롭고 힘들게 6시즌을 버텨내면서 터키 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김연경이기에 주팅의 이러저러한 고민도 들어주고 격려한 것이다.

터키컵 결승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는 김연경. [사진=페네르바체 페이스북 캡처]

‘대인배’ 김연경. 지난해 말 귀국해서 방송 ‘나 홀로 산다’에 출연해 터키의 싱글라이프를 공개하면서 스포츠 스타의 솔직한 이면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공감을 불렀던 그다. 건들건들한 걸음걸이, 식빵을 내뱉는 거친 말투. 모두들 낯설었지만 리우 올림픽에서 주장에 통역까지 맡아가며 고군분투한 월드스타 김연경의 진솔함을 새롭게 확인하면서 열풍을 불러왔다.

리우 올림픽에서 스파이크로 날린 볼이 아웃되자 뒤돌아서며 누구나 알만한 욕설을 내뱉었지만 배구협회의 지원도 제대로 못받는 열악한 상황에서 씩씩하게 나홀로 분투하는 ‘고독한 캡틴’ 김연경에게 팬들은 “우리 언니, 욕도 시원하게 잘 한다”며 오히려 격려를 보냈다. 그 김연경이 귀국 후 짧은 연말 휴가 기간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톱에 영양제 바르고, 색조 화장품 컬러를 하나하나 테스트하는 등 이외의 매력을 발산했으니 ‘걸 크러시’의 중심에 선 김연경이다.

다시 씩씩하게 돌아온 김연경. 2년 만에 맛본 우승과 터키의 마지막 시즌을 성원하는 팬들의 축하가 김연경 인스타그램에 다시 물결치면서 ‘연경 앓이’는 그렇게 다시 이어지고 있다.

박인서 기자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