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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중지 배상제도, KTX-SRT 경쟁시대의 '권리장전'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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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의 KTX 대항마 효과가 빠르게 입증됐다. 지난해 12월 9일 상업운행을 시작한 수서발고속철(SRT)의 가세로 고속열차 승객이 전년 대비 하루 평균 2만5000명 가까이 증가했다. 그런 가운데 열차중지 배상제도도 마련되는 등 철도이용자의 권리가 한층 보호된다. 

KTX와 SRT의 철도경쟁 효과는 한국교통연구원이 19일 예정된 ‘철도경쟁 40일의 기록’이라는 주제의 긴급정책현안 세미나에 하루 앞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나타났다.

교통연구원이 40일 간의 운행기록을 분석한 결과, SRT는 상업운행을 시작한 뒤 40일 동안 하루 평균 4만3352명을 수송했다. 55%의 승차율은 세계최고 레벨인 프랑스 파리~리옹 구간의 62%에 근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RT가 편성되면서 경쟁노선 KTX의 공급좌석이 3만7433석 줄어든 상황에서 경부·호남 고속철도에선 KTX 승객이 하루 평균 2만8413명이 감소됐다. 직접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 노선인 경전선, 동해선, 전라선 승객은 전년 대비 9758명이 늘어나 KTX 이용 승객은 전년 대비 하루 평균 1만8655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원 측은 “SRT의 승객 증가는 KTX의 승객 감소로 이어졌다”며 “이는 단순히 기존 KTX 승객이 SRT를 선택한 것으로도 볼 수 있으나, SRT 차량 중 22편성(전체 32편성)이 철도공사가 사용하던 KTX를 임대한 것이기 때문에 공급축소로 인한 승객감소로 보는 것이 더욱 합당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SRT이 가세함에 따라 경부·호남고속철도 전체 승객은 최근 5주 동안 일평균 14만9172명으로 전년 동기 13만4233명에 비해 1만4939명이 늘어났다. 경전선, 동해선, 전라선서 증가한 9758명을 더하면 철도경쟁 도입으로 하루 평균 2만4697명이 증가한 것이다.

연구원은 이용자 관점에서 기존 KTX에 대한 최대 불만은 ‘부족한 좌석’을 들었다. 연구원 측은 “SRT 개통은 신규차량 10편성과 경쟁도입 이전 철도공사가 운용했던 22편성을 합한 32편성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KTX 22편성 운행감축을 감안해도 SRT 개통에 따른 국내 고속열차 좌석공급 순증가분은 하루 4만1287석으로 봐야 한다”며 “따라서 이용자들이 늘 제기했던 입석, 예약대기 등의 좌석부족 불만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철도 경쟁의 효과가 이처럼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열차중지 배상제도 등 이용자 중심의 철도서비스를 통해 철도이용객들의 권리가 한층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제정을 밝힌 '철도여객운송 표준약관'에 따르면 앞으로 철도사업자 과실 등으로 열차운행이 중지된 경우 철도사업자는 요금의 전액 환불은 기본이고 최대 운임의 10%에 해당하는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더불어 천재지변이나 철도사고 등으로 열차운행이 중지되거나 지연되는 경우에도 이용자들에게 환불·배상은 물론 대체교통수단 투입 등 이용자 보호와 편의를 위한 대책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열차중지 배상제도를 담은 표준약관은 우선 승차권의 취소·환불·배상 관련 규정부터 정비됐다. 승차권이 취소·환불되는 귀책사유가 이용자에게 있는 경우, 사업자에게 있는 경우, 불가항력적인 경우 등으로 구분해 각각 환불기준을 마련했다. 특히 철도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승차권이 취소되는 경우에는 미운송 구간에 대한 환불 외에 영수금액의 3∼10%를 배상토록 한 것이 열차중지 배상제도의 핵심이다.

아울러 승차권의 취소·환불·배상기준, 열차지연 시 배상기준, 분쟁해결절차 및 방법 등 중요 정보를 역과 홈페이지 등에 게시토록 했다. 열차중지 배상제도의 기준과 적용을 모바일 앱 등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적용되는 대상은 철도 사업자 중 고속, 준고속, 일반 철도를 운영하는 사업자와 이용자이다. 광역, 도시 철도는 요금 체계와 운영 방법이 달라 표준약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SRT를 운영하는 SR의 경우 이같은 표준약관 내용을 반영한 여객운송약관을 마련해 이미 지난해 11월22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철도이용객의 선택지도 늘어나고 편의성이 향상되는 가운데 철도사업자들의 책무는 강화되고 이용자들의 권익은 향상되게 됐다. 열차중지 배상제도는 KTX-SRT 경쟁시대에 새로운 철도의 '권리장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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