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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진 정현, 잃고도 얻은 것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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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확실히 달라졌고 강해졌다.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다. 지난해 넉 달 동안 라켓을 놓아야 했던 시련을 딛고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삼성증권 후원)은 새로운 위용을 찾은 게 새해 도약의 시험무대 호주오픈에서 얻은 수확이다.

세계랭킹 105위 정현이 19일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벌어진 2017년 첫 메이저 무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2회전(64강)에서 2014년 8월 세계랭킹 8위까지 올랐던 불가리아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세계랭킹 15위)를 상대로 1세트를 잡아내는 선전을 펼쳤으나 1-3(6-1 4-6 4-6 4-6)으로 역전패했다.

19일 호주오픈 2회전에서 분투하는 정현.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비록 정현은 2000, 2008년 우상 이형택이 US오픈에서 거둔 한국 테니스 메이저 최고성적(16강)에는 못미친 채 메이저 통산 2승5패를 기록했지만 호주오픈에서 재기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첫 세트를 거머쥐고도 자신의 서브게임을 잇따라 놓치는 등 3, 4세트에서 위기관리 능력과 뒷심이 처진 게 아쉬웠지만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서브와 포핸드에서 한층 향상된 면모를 보여줬다.

그중 서브의 위력이 가장 인상적이다. 정현의 서브는 최고 시속 211㎞를 찍어 디미트로프(207㎞)를 제압했다. 서브 평균 시속에서도 정현은 177㎞로 디미트로프(173㎞)를 앞섰다. 서브에이스에선 정현이 7-12로 눌렸지만 서브의 최고속도가 1년 전보다 무려 12㎞ 빨라진 것은 고무적이다.

정현은 지난해 이 대회 호주오픈 첫판에서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를 만나 완패했지만 서브는 최고 시속 199㎞로 조코비치(198㎞)를 근소하게 앞섰다. 정현은 첫 서브 평균속도에서 182㎞-185㎞로 조코비치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다.

또한 정현은 2015년 9월 US오픈에서 처음 오른 메이저 2회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지만 세계 랭킹 5위 타니슬라스 바브린카(스위스)를 상대로 기록한 서브 최고 시속 202.7㎞도 뛰어넘었다. 정현은 서브 보폭을 넓히고 스윙할 때 쭉 폈던 오른팔을 자연스럽게 굽히도록 폼을 수정한 뒤 서브 스피드가 180㎞대에서 200㎞ 가까이 향상됐고 지난해말 태국전훈을 통해 집중적으로 가다듬은 결실을 ‘총알’ 스피드로 입증했다.

통계로 볼 때도 예전 메이저 무대에서 맥없이 무너질 때의 정현이 아님을 확인시켰다. 첫 서브 성공률에서 정현은 68%(71/104)로 디미트로프의 65%(76/117)에 앞섰고 첫 서브 득점률에서는 75%(53/71)-68%(52/76)로 격차를 더욱 벌렸다.

정현이 이틀 전 호주오픈 1회전에서 세계랭킹 78위 렌소 올리보(아르헨티나)를 완파할 때 기록한 첫 서브 성공률 57%(39/69), 첫 서브 득점률 69%(27/39)보다 향상된 것으로 볼 때 정현이 톱20의 강호 디미트로프를 상대로도 더 이상 긴장하지 않고 서브부터 당당히 맞섰음을 알 수 있다.

리시빙 포인트 득점율은 38%로 같았고, 브레이크 포인트 득점률에선 정현이 33%-50%로 뒤졌지만 네트 포인트 득점률에선 95%(18/19)-61%(23/38)로 디미트로프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그만큼 적극적인 네트플레이에서 자신감을 찾은 정현이다. 뛴 거리에서는 정현이 2848m로 세계랭킹이 90계단이나 높은 2990m의 디미트로프가 더 뛰어다녔다는 게 역설적이다.

위너에서 38-41로 근소하게 뒤진 정현으로서는 이번 호주오픈에서 포핸드가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포핸드 다운더라인 위너가 필요하다는 과제도 안았다. 하지만 호주오픈에서 16개월 만에 메이저 2승째를 올리고 당당히 세계적 강자를 상대로 당당히 맞선 것은 롤러코스터 같았던 2016년의 악몽을 잊고 새출발하는데 보이지 않는 자산이 되기에 충분했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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