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명박, 보수표 확장 동인 될까?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20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흐드러지게 덕담을 베풀었다. 지난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한 것에 대해 노고를 치하하면서 그 경험을 토대로 대한민국을 위해 일해 달라는 당부의 말도 했다. 때가 때인데다 반기문 전 총장이 대권 도전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덕담은 의례적인 인사말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두 사람의 만남은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에 바쁜 반기문 전 총장이 19일 강남의 이명박 전 대통령 개인 사무실을 방문함으로써 이뤄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반기문 전 총장을 양손을 벌려 환대한 뒤 "고생 많이 하셨다."고 위로의 말부터 건넸다.

이후 반기문 전 총장이 자신의 업적을 스스로 자랑할 기회를 만들어주려는 듯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몇개 국가를 방문했는지를 물었다. 이에 반기문 전 총장은 "154개국"이라고 답한 뒤 "복합적으로 치면 560개국 정도 된다."고 답했다.

인사를 교환한 두 사람은 30여분 동안 비공개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 자리에 배석한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대화 내용을 전했다.

그에 의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년 동안 세계평화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왔으니 그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또 반기문 전 총장이 재임중 196개 당사국의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기후변화협약이 타결되도록 한 것을 커다란 업적으로 지적하며 찬사를 건넸다.

그같은 덕담에 반기문 전 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중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던 녹색성장 정책을 언급하면서 "그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화답했다.

김효재 전 수석은 이명박 반기문 회동에서 특별히 정치적인 이야기가 오간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반기문 전 총장의 10년 노고를 치하하고 평가하는 자리였다는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의미 있는 제스처는 회동이 끝난 뒤 반기문 전 총장을 배웅하는 과정에서도 또 한번 발휘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격려하듯 반 전 총장의 등을 두드리며 "파이팅!"을 외친 것이다. 이에 반기문 전 총장은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사의를 표했다.

반 전 총장이 이 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찾은 일은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았다. 우선은 반기문 전 총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매개로 보수 세력 규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진보도 보수도 아닌 '반반' 행보를 보여왔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그가 이 날 행보를 통해 본격적으로 보수 결집의 의지를 드러냈다는 의미다.

하지만 과연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이 보수 결집에 득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내가 반기문 전 총장이라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안만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나는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킹메이커 역할론에 대해 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누가 기억이나 하고 있나?"라고 반문하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반기문 전 총장 측은 그의 귀국 당시만 해도 이번 설 명절까지는 독자행보를 한다는 계획을 밝히곤 했다. 하지만 2월 중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부가 결정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정치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그로 인해 반기문 전 총장이 설 이전에라도 특정 정당 입당 문제를 매듭지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서 반 전 총장이 선택할 유력한 정당으로는 바른정당이 꼽힌다. 그러나 정두언 전 의원은 그가 국민의당을 선택하는게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길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안철수 의원이라는 강적으로 인해 고위험이 수반되지만, 경선에서 살아남을 경우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박지원 국민의당 새 대표가 반 전 총장 영입에 부정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점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김민성 기자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