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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엔트리, 빅리거 없으면 곰들의 힘으로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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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엔트리에는 미국 메이저리거 야수들이 전원 실종됐다. 논란 끝에 발탁한 마무리투수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만이 빅리거로는 유일하게 WBC 한국야구대표팀 엔트리를 지키게 됐다. 그러나 필드에 선발로 나설 해외파가 없게 된 ‘김인식호’다.

KBO는 20일 “지난 18일 WBC대회조직위원회 WBCI로부터 한국대표팀 예비엔트리에 들어있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WBC 참가가 불가능하다는 최종 연락을 받았다"고 밝히며 두산 외야수 박건우를 선발했다.

2009년 WBC에서 한국대표팀의 유일한 메이저리거로서 준우승 신화를 쓰는데 앞장섰던 추신수는 2013년 WBC에 뛰지 못한 만큼 오는 3월 열리는 4회 WBC 예비엔트리에 포함돼 강한 출전 의지를 보여왔다. 하지만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는 시스템을 통해 팀내 고액연봉자인 추신수를 눌러 앉혔다. 지난해 4차례나 DL(부상자 명단)에 등재돼 부상 노이로제에 걸린 텍사스는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까지 포함된 WBC부상방지위원회에 추신수의 부상 우려를 제기했고 끝내 WBC 엔트리에서 빼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현역 빅리거 야수들은 제로가 됐다. 지난해 11월 WBC 예비엔트리 50명을 발표할 때만 해도 김인식 감독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다. 당시만해도 손가락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시애틀 마리너스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려 거취가 불확실해진 이대호를 전력 외로 두고도 메이저리거 야수는 3명이었지만 줄줄이 김인식호에서 하차했다.

지난해 12월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낸 유격수 장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입건되면서 음주운전 삼진아웃 전력까지 드러나자 태극마크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그 죄가 너무 중하다고 판단해 김인식 감독은 WBC 엔트리에서 그를 제외시켰다. 이어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김인식 감독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불안한 입지를 설명해 WBC 엔트리에서 자진 사퇴했다. 지난해 너무도 어렵게 연착륙한 터라 스프링캠프에 빠지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의 의중을 먼저 헤아린 김현수가 태극마크 반납에 대해 양해를 구한 것이다.

이로써 WBC 엔트리에서 빅리거는 투수 오승환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WBC에서 4회 연속 해외파의 명맥은 이어가게 됐다. 2006년 WBC 원년 대회 때는 박찬호 봉중근 김병현 김선우 서재응 구대성 등 투수만 6명에 야수 최희섭까지 모두 7명의 메이저리거가 출동했다. 일본 요미우리의 이승엽까지 합쳐 28명 WBC 엔트리에서 4분의 1인 8명이 해외파로 채워졌고 그 힘을 앞세워 4강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다.

2009년 2회 대회 WBC 엔트리에는 클리블랜드에서 뛰던 추신수와 일본 야쿠르트에서 마무리로 활약하던 임창용 등 2명이 공수에 포진, 결승 신화에 힘을 보탰다. 2013년 3회 WBC 엔트리에는 일본 오릭스의 거포로 명성을 날리던 이대호가 유일한 해외파로 고군분투했지만 1라운드 탈락은 막지 못했다.

2015년 프리미어12 출범 대회에서도 메이저리거 한 명 없이 일본파 듀오 이대호(당시 소프트뱅크)와 이대은(당시 지바롯데)만이 가세해 첫 우승을 이끌었다.

박건우의 합류로 국내파 중에서는 한국시리즈 2연속 챔피언 두산에서 가장 많은 7명이 WBC엔트리에 포진하게 됐다. 투수 이현승 장원준, 포수 양의지, 내야수 김재호 허경민, 외야수 민병헌 박건우 등 포지션별로 골고루 자리잡아 프리미어12 우승 때와 같은 중추세력으로 기대감이 높아진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선 투수 이현승 장원준, 포수 양의지, 내야수 김재호 오재원 허경민, 외야수 김현수 민병헌 등 무려 8명의 두산 곰들이 주류 파워를 발휘했다.

역대 WBC 엔트리에서 국내파는 2006년 삼성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두산 KIA LG가 3명씩으로 그 뒤를 이었다. 2009년엔 SK가 6명, 두산이 5명, 롯데가 4명으로 대세를 형성했고 2013년엔 삼성이 6명, SK가 4명을 포진시켰다.

해외파 야수들이 실종된 가운데 김인식호가 2년 전처럼 곰들의 파워를 앞세워 빅리거 공백을 메우며 약진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 다음달 7일 WBC 최종엔트리 확정 때까지 우선 지켜볼 대목이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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