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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부상, 너무도 잘 나갈 땐 쉼표가 액땜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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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이재영 부상. 너무도 잘 나가던 이재영이나, 소속팀 흥국생명이나, V리그나 모두들 안타까운 악재다.

데뷔 3년차에 토종선수 득점 1위를 달리며 최고의 시즌을 질주하던 이재영, 무서운 선두 돌풍으로 9년 만의 우승 도전에 신바람을 내던 흥국생명, 올스타전 예매가 지난해보다 40분 이른 20분 만에 매진돼 프로배구 상종가에 미소짓던 V리그로선 이재영 부상 공백이 너무도 아쉽게 다가온다.

V리그 올스타전을 하루 앞둔 21일 올스타 팬투표에서 남녀 통합 최다득표를 얻은 이재영이 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왼 발목 인대 손상으로 2주 진단을 받아 별들의 잔치에 뛰지 못하게 됐다. 이재영은 전날 한국도로공사와 김천 원정경기 1세트에 부상을 당해 올스타전 출전이 어려워 보였다.

이재영 부상이 더욱 아쉬운 것은 우승을 이끌어보고자 독기를 품은 시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때 길렀던 머리도 다시 단발머리로 짧게 자르고 전의를 불태웠던 이재영이다. 40년 만의 메달에 도전했던 리우 올림픽에서 여자배구대표팀 막내로 나섰지만 상대 서브의 집중 타깃이 됐다. 리시브 약점을 간파한 상대팀의 서브 포화에 속절없이 무너진 이재영은 수비의 절실함을 깨달았다.

이재영은 일본전 외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 채 8강 탈락으로 쓸쓸히 귀국한 뒤 리시브 훈련에 집중적으로 땀을 쏟았다. 박미희 감독으로부터 들어왔던 “리시브는 운명”이라는 이야기가 뼈저리게 다가왔던 그다. 달라져야 한다면 확실히 변해야 산다는 각오로 코트에 몸을 던지고 또 던졌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엔 리시브 1위까지 올라섰다. “이재영 독기가 보통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재영이 부상을 당했지만 지금도 리시브와 세트를 합친 수비 랭킹에서는 7.99로 팀 동료 한지현(8.33)에 이어 단독 2위다. 물론 득점은 320점으로 전체 6위, 토종선수로는 단연 1위다. 이재영은 2라운드 MVP도 수상했다. 2014-2015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아 데뷔 시즌 6라운드에서 첫 MVP를 수상한 뒤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도 MVP를 차지, 세 시즌 연속 라운드 으뜸별로 주가를 올릴 때 부상을 맞았으니 이재영으로선 너무도 아쉬운 1월이다.

2015년에도 잔부상을 당했던 이재영에게는 사실상 프로무대에선 첫 시련이다. 하지만 이재영은 큰 부상 시련을 이겨낸 적이 있다. 진주 선명여고 졸업반 때인 2014년 대표팀 레프트로 참가한 그랑프리대회에서 월드스타 김연경의 뒤를 이을 잠재력을 폭발했다. 유럽 남미팀들의 높은 블로킹에도 주눅 들지 않고 과감한 공격을 퍼부어 겁 없는 고교생으로 주목받았다. 이재영은 정작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1분도 뛰지 못했다. 전초전인 AVC컵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이재영은 20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도 기쁨 반, 눈물 반이었다. 

그러나 드래프트 톱 순위로 프로무대에 뛰어들자마자 언니들에 당당히 맞서 신인왕을 거머쥐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지난 시즌에는 흥국생명을 5년 만에 봄배구 코트로 이끌며 베스트7에 뽑히기도 했다.

너무도 잘 나갔기에 이재영으로선 부상 암초가 크게 와닿을 수도 있다. 더욱이 최다표를 몰아준 팬들 앞에서 한껏 끼를 자랑하고도 싶었던 별들의 축제를 앞두고 덜컥 발목 부상을 당했으니. 하지만 엎어진 김에 쉬어갈 때도 있는 법. 높이 뛰어야만 할 때만 있는 게 아니라 점을 헤아려본다면 이재영이 부상으로 맞은 '1월의 쉼표'는 봄배구의 느낌표로 분명히 다가올 수 있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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