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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그림 담배, ‘고통의 절규’ 효과는?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2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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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그림 담배에 새겨진 ‘고통의 절규’를 보는 느낌이 어떨까.

이제 국내 흡연자들도 확실히 느껴볼 때가 왔다. 지난해 12월 말 첫 출하된 뒤 해를 넘기면서 재고량이 소진됨에 따라 소매점에서 흡연의 심각한 피해를 알리는 경고그림 담배가 유통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국형 경고그림 담배 10종을 지난해 공개했는데 과연 담뱃값에 그려진 악몽의 순간들이 얼마나 흡연 욕구를 꺾어 놓을지 궁금해진다.

그렇다면 이미 지구촌 80개국에서 금연정책으로 시행하고 새해들어서는 100개국으로 늘어날 외국의 경고그림 담배의 유형들은 어떨까. 외국의 경고그림은 공포형도 있고 일반형도 있고 각양각색이다.

가장 먼저 경고그림 담배를 도입한 나라는 캐나다다. 2001년 초 처음 시행하면서 모두 16종을 출시했는데 경고그림을 바탕으로 앞, 뒷면 75%씩 그림과 문구를 표시했다. 일반형으로는 임신부, 어린이가 마스크를 쓴 간접흡연 피해 그림 등이 왼쪽 면을 차지하고 반대편 면은 경고문구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다. 공포형은 폐암, 설암, 구강암 환자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005년 도입한 태국의 경고그림은 더욱 충격적이다. 담배 앞, 뒷면으로 무려 85%씩 경고그림과 문구가 차지한다. 썩어문드러진 치아와 시커멓게 변한 폐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5년 경고그림을 도입했는데 썩어들어가는 폐는 물론 눈, 발, 목 등 신체장기에서부터 장례식장까지 다양한 그림이 새겨졌다.

나아가 담뱃값 자체를 규격화하려는 움직임 속에 호주는 아예 무광고 포장을 채택해 색상, 브랜드 이미지, 판촉정보 등을 담는 것을 금지했다. 담배 브랜드 이외엔 경고그림과 문구뿐이다.

과연 이런 경고그림을 보고도 담배 태울 생각이 들까. 경고그림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경고그림 담배 제도를 도입한 18개국의 흡연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 평균 4.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 효과가 가장 컸던 나라로는 2002년부터 시행한 브라질로 15세 이상 흡연율이 2000년 35.4%에서 2008년 21.6%로 8년간 13.8%포인트 낮아졌다.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브라질 흡연자의 67%가 경고그림을 본 뒤 금연을 결단했다. 금연 효과는 캐나다의 흡연율이 2001년 24.7%에서 2013년 16.9%로 12년간 7.8%포인트 떨어진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태국에선 경고그림 담배가 나온 이후 흡연자의 44%의 금연의지가 높아졌다고 응답했으며, 경고그림이 금연의사를 2.85배까지 높여준 것으로 조사됐다. 터키(6.5%포인트), 노르웨이(6.0%포인트), 덴마크(5.7%포인트), 홍콩(5.4%포인트), 칠레(5.1%포인트)는 경고그림이 그려진 뒤 흡연율이 5% 이상 감소하는 효과를 본 국가들이다.

물론 2008년 경고그림 담배를 시판한 뒤 2007년과 2012년 사이 흡연율이 22%로 유지된 영국같은 나라도 없지는 않다.

경고그림은 우리나라 애연가들에게는 처음엔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우리나라 흡연율은 2015년 19세 이상 성인남성의 경우 39.3%로 OECD 34개 회원국 기준으로 볼 때 그리스, 터키에 이어 3위다.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은 7.8%이다.

우리나라 흡연 경고그림은 담뱃갑 포장지 앞, 뒷면 30%에 새겨져 다른 나라에 비해 면적이 작다는 지적이 있어 향후 금연효과를 보면서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경고그림을 보고나서 ‘끔직하다’‘잔혹하다’‘세상에’라는 한마디가 툭툭 터져나오면 일단 연착륙으로 볼 수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기에 충격과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가 불어온다면 흡연의 경각심은 조금씩 높아질 수 있을 듯하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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