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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콕 콕 찍어 요점 정리해가며 폭로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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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또 한번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전직 문체부 장관으로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인해 초래된 왜곡된 문화계 현실을 기어코 바로잡고야 말겠다는 각오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유진룡 전 장관은 23일 오후 박영수 특검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조성 경위와 운용 실태 등에 대한 특검 조사에 응하기 위해서였다.

이 날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특검이 입주한 건물에 나타난 유진룡 전 장관은 작심한 듯 준비된 발언들을 내놓았다. 피의자든 참고인이든 대개의 특검 출석 인사들이 말없이 엘리베이터에 오르거나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판에 박은 듯한 말만 남겼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이 날 준비해온 메모까지 손에 든 채 마치 기자회견을 하듯 장시간에 걸쳐 기자들 앞에서 블랙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번 기회에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이들에게 분명히 응징을 가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였다.

유진룡 전 장관은 특검 조사실로 올라가기 전 기자들 앞에 선 채 대국민 사과의 말부터 꺼냈다. 자신의 의지에 반한 일이었지만, 전직 문체부 장관으로서 블랙리스트로 인해 물의가 빚어진데 대해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고 죄송하다는 것이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어 "정권에 반대하는 문화인들에게 조직적으로 차별을 가하고 좌익 누명을 씌운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또 "김기춘 전 실장에 대한 구속은 우리가 다시 정의로운 사회로 돌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앞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장관직을 그만 두기 직전에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직접 보았다고 폭로해 특검 수사 진전에 결정적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다. 유진룡 전 장관은 2013년 3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문체부 장관으로 재임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진 시기는 2014년 6월 이전부터다. 2014년 6월은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막 부임한 때였다.

특검과 유진룡 전 장관은 문제의 블랙리스트가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지시로 정무수석실 주도 하에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진룡 전 장관은 또 언론 인터뷰에서 2014년 6월 즈음부터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이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블랙리스트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문체부도 명단을 추가해 청와대에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진룡 장관이 사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던 2014년 10월엔 블랙리스트 작성 및 운용에 저항하거나 소극적이었던 문체부 1급 공무원들이 대거 사표를 제출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유진룡 전 장관은 사임 압력의 배후 역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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