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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2탄 있다?...."답변 곤란"의 함의는?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2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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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를 시원하게 폭로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민감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유보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블랙리스트 관련 사안을 그 또는 문체부 직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면 또는 서면으로 보고한 적이 있는지 여부가 궁금증의 대상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사안에 대해 시원시원한 답을 내놓던 유진룡 전 장관은 유독 대통령 보고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없다."가 아니라 "답변 드리기가 저로서는 곤란하다."는게 유진룡 전 장관의 정확한 워딩이었다.

유진룡 전 장관은 23일 특검 사무실로 조사받으러 올라가기 직전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일문일답을 나누면서 그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기자가 "박근혜 대통령이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서면이나 대면 보고를 받은 정황이 있나?"라고 묻자 유진룡 전 장관은 "그건..."이라고 운을 뗀 뒤 그같이 답했다.

너무나 민감한 내용인 만큼 그 부분은 특검 조사에서 이야기하겠다는 뜻일 수도,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을 보아가며 또 한번 폭로전을 감행할 목적으로 실탄을 아껴두려는 의도일 수도 있어 보인다.

답변을 유보한 유진룡 전 장관의 정확한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그의 대답엔 무언가 알고 있지만 기자들에게 밝힐 수 없다는 메시지가 함축돼 있었다.

이 날 오후 유진룡 전 장관은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면서 기자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유진룡 전 장관은 사무실로 올라가기 전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20여분 간 기자회견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양의 메시지를 토해냈다. 빼곡히 글씨가 쓰인 여러 장의 메모지까지 준비해와 대국민 사과의 뜻을 먼저 밝히고 일문일답에까지 응한 것으로 보아 작심하고 나온 듯 보였다.

유진룡 전 장관은 이 날 기자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사실을 추가로 공개했다.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취지로 두 차례 건의했다는게 그 것이었다. 이 말은 곧 박 대통령이 적어도 블랙리스트의 존재는 물론 리스트가 운용 중이라는 사실까지도 알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유진룡 전 장관은 2014년 1월 29일과 7월 9일 등 날짜까지 적시해가며 자신이 박 대통령에게 그같은 건의를 했다고 폭로했다. 두번 째 건의는 자신이 장관직에서 물러날 즈음의 일이었으며 그 말에 박 대통령이 묵묵부답이었다는게 유진룡 전 장관의 설명이었다. 유진룡 전 장관은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에 취임해 그 이듬해 7월까지 재직했다.

유진룡 전 장관의 이 말은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다가 면직되기 전 마지막까지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음을 드러내주는 것이었다. 유진룡 전 장관은 그같은 행동으로 인해 당시 일부 야당 인사들부터 "박근혜 정부가 유일하게 잘 선임한 장관"이란 평가를 듣기도 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이 날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주도로 만들어져 운용됐다고 생각한다."며 블랙리스트 작성 및 운용을 "헌법 가치를 훼손한 범죄행위"로 규정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이어 "김기춘 전 실장의 구속은 우리나라가 정의롭고 자유로운 사회로 되돌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를 30년 정도 되돌려 놓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유진룡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자신이 해외여행을 하던 중 조윤선 전 장관이 자신을 회유하려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오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자신이 문체부 차관을 통해 조윤선 당시 장관에게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해 인적 청산을 잘 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한게 잘못 알려졌다는 얘기였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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