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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경제, 13년 전 민낯 들춘 역지사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2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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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잠’과 ‘환생경제’, 13년을 사이에 둔 대통령 풍자가 논란이다.

표창원 의원이 주최한 의원회관 전시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나체 표현 풍자그림 ‘더러운 잠’으로 '여성성 모독' 논란이 확산되자 25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사과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 당했을 때 새누리당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벌거벗긴 풍자그림을 걸었으면 우리는 가만히 있었을까. 그렇게 본다면 역지사지로 상대방 입장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역지사지. 그 말이 13년 전을 거슬러 올라갔다.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당시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소속당 의원들이 출연했던 연극 환생경제다. 정치풍자극을 표방했다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은 물론 색깔론에 명예훼손 논란까지 불렀다. 환생경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등장인물 '노가리'에 빗댔고 다른 등장인물들은 무능함으로 캐릭터가 잡혀진 그 노가리에 갖은 욕설을 퍼붓는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며 끝내 대응하지 않고 넘어갔다.

13년 뒤, 박근혜 대통령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25일 정규재TV와 단독 인터뷰한 박근혜 대통령은 "넘을 수 없는 선을 넘었다. 한국 정치의 현주소"라며 말했다. 누리꾼들 중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인터뷰 속 반응을 놓고 “환생경제를 보고 (연찬회에서) 졸도할 정도로 박장대소하던 양반이 정작 자신이 풍자 대상으로 전락하니 발끈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박근혜 풍자 그림이 저질스럽고 모욕적이라면 환생경제 연극을 보며 웃었던 박근혜와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도대체 뭐냐?”고 반문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환생경제가 논란이 되자 “연극은 연극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라고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해명했다. 그 당시 한나라당의 해명을 공유한 누리꾼은 “이랬던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 풍자화를 보고 인격 살인 운운”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SNS의 상에선 당시 환생경제 연극에 출연했던 의원들 이름이 퍼지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24일 "표창원 의원이 연 전시회는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 살인 행위와 다름없다“고 표 의원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25일 김정재 새누리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은 기조로 표창원 의원에 공세를 펴는 가운데 청취자로부터 '더러운 잠과 환생경제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김 의원은 "표현의 자유도 분명히 존중돼야 하는 신성한 가치고 건전한 시국 비판도 당연히 허용돼야 한다. 여야 또는 남녀를 불문하고 개인의 인격이나 명예에 우선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악용할 의도가 있다면 분명히 정도가 아니다“라는 원칙론만 확인하며 논란을 에둘러 피해갔다.

환생경제 논란은 정작 정의당 브리핑에서 확산됐다. 전날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환생경제라는 희대의 막장 연극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인격 살인했던 당이 새누리당이다. 숱한 성추문과 여성비하로 '성누리당'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규정한 뒤 “이런 정당이 여성 인권과 인격 살인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블랙코미디"라고 비판했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 표 의원의 ‘여성성 모독’을 옹호하는 것인가. 덧붙여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침묵도 정의롭지 않다는 점을 밝힌다”고 공격하자 추 대변인이 환생경제를 끄집어내 역공을 펼친 것이다.

내로남불. 환생경제로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논리로 새누리당의 이중성을 질타한 셈이다.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역지사지. 이름 바꾼 새누리당의 잊혀졌던 민낯이 또 다시 논란을 부르고 있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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