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진해운, 바닷길에 대마불사는 없었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03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마불사는 없었다.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수출품들의 바닷길을 개척했던 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이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로 파산에 들어간다. 오는 17일 파산선고가 내려지면 한진해운은 창립 40년의 해상로 개척 역사와 함께 바다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한진해운은 2일 주식거래 정지와 함께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를 받고 “MSC와 현대상선 측에 미국 롱비치터미널 주식과 주주대여금을 총액 7250만 달러(836억 원)에 지난 1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한진해운은 이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 매각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보고 회생절차를 폐지하면서 파산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5개월 만이다. 10%가량 남은 자산은 파산절차 과정에서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2주간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항고가 없을 경우 이르면 17일 법원의 최종 파산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이 끊기자 지난해 8월 31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법원은 삼일회계법인을 조사위원으로 선정해 회생절차를 밟아왔지만 삼일회계법인은 한진해운의 영업 가능성 등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청산절차를 밟는 것이 기업을 존속시켜 운영하는 것보다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조사시점에서 자산 2조7231억원, 부채 3조5267억원인 한진해운이 사업을 이어갈 경우 계속가치는 "추산할 수 없다"라고 나온 반면 청산가치는 1조7981억원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채권단조차 100% 변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손에 쥔 한진해운 주식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다. 법원의 파산선고가 내려지면 즉각 상장폐지절차에 돌입한다. 파산선고일 이후 3거래일간 매매정지, 7거래일간 정리매매를 거쳐 한진해운은 증시에서 완전히 퇴출된다.

1977년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선사로 설립한 한진해운은 국내 1위, 세계 7위 해운사로 올라서며 한국 해운업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글로벌 해운업 불황 장기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끝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한진해운은 초창기 중동항로 개척, 북미 서안 항로, 북미 동안항로 개설 등으로 해운업 역사를 개척했다. 1988년 국내 1호 선사인 대한상선을 인수해 유럽항로까지 넘겨받으며 국내 1위 해운사로 떠올랐다. 1990년대 거양해운, 독일 디에스아르-세나토 등 굴지의 선사들을 인수,합병하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세계 7위 해운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6년 창업주의 셋째 아들 조수호 회장이 작고한 뒤 경영 경험이 없는 부인 최은영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위기를 맞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해운업 호황의 낙관적 전망에 기대 10년 이상 장기 용선료 계약을 맺은 게 결정타가 됐다. 금융위기로 운임이 급락했는데도 시세보다 몇 배나 비싼 용선료를 매년 수천억원씩 지급해야 했으니 2013년부터 적자를 면할 수 없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의 구원투수로 나서 대한항공 등 그룹 주력사들이 1조2000억원대의 자금까지 수혈했지만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에 한진해운은 지난해 4월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고, 채권단의 자구안 요구를 맞추지 못해 자금 지원이 중단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한진해운이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지난해 5월 시점과 비교해보면 한국 국적 선사의 세계순위는 한진해운이 8위에서 34위로 추락했고, 현대상선은 15위에서 13위로 올라서면서 국내 1위 해운사의 지위를 넘겨받았다.

박인서 기자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