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천재’, ‘수학 천재’, 천재란 말이 이름 앞에 자주 붙어서일까. ‘요리 천재’를 흉내내는 헨리의 모습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 중화요리의 대가 이연복 셰프에게 전수받은 솜씨로 멋들어진 요리 실력을 선보인 헨리, 보면 볼수록 천재란 타이틀이 참 잘 어울리는 남자가 아닐 수 없다.

헨리의 중화요리 실력은 3일 방송된 MBC ‘나혼자 산다’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헨리는 설 연휴를 맞아 음식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자 직접 마트에서 장을 보며 중화요리 실력을 발휘했다.

칼의 단면으로 마늘을 빻고 능숙한 솜씨로 불쇼를 선보인 헨리는 “6년 전에 중국 배우 양자경과 ‘파이널 레시피’란 영화를 찍은 적이 있다. 그때 내가 천재 요리사 역을 맡아서 이연복 셰프님한테 중화요리를 배웠었다”며 중화요리 실력의 비하인드스토리를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헨리가 여러 가지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음악 천재란 점은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일 터, 이와 더불어 헨리는 남다른 이해력을 자랑하며 수학 천재의 면모까지 확인시킨 바 있다.

범상치 않은 중화요리 실력으로 천재의 향기를 풍긴 헨리가 눈깜짝할 새 수학 문제를 풀어낸 건 2014년 3월 방송된 MBC ‘일밤-진짜사나이’를 통해서다. 이날 헨리는 채 1분도 되지 않아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내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선임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중화요리 실력 버금갔던 헨리의 수학 능력은 혹한기 훈련을 마친 김수로가 내무반에서 심심풀이용 수학문제 하나를 던져준 것을 계기로 확인됐다. 김수로가 제시한 수학문제는 이러했다. ‘5※2=11, 3※2=7, 4※5=30, 8※4=?’에서 ‘?’에 들어간 숫자를 맞히는 것.

흥미로운 수학 문제에 내무반 병사들도 연신 머리를 싸맸다. 하지만 단순한 표식에 비해 하나의 공식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머지 않아 병사들은 하나둘 포기를 선언하며 김수로를 폭소케 했다. 일찍이 연예계 엄친아의 선두에 섰던 서울대 출신의 서경석도 포기가 빨랐다. 이어 샘해밍턴까지 백기를 들며 쿨 하게 손에서 펜을 놓았다.

김수로가 제시한 수학 문제의 해답은 1시간이 지나도록 제시되지 못했다. 그나마 과학고 출신의 명석한 두뇌를 자랑한 주형빈 상병만이 1시간 남짓의 사투 끝에 답을 얻어냈다. 마치 미적분이라도 풀 듯 앞에 종이를 수북하게 쌓아가며 문제 풀이에 골몰했던 주 상병은 답을 얻어낸 뒤 머리를 감싸쥐며 허탈함에 몸부림쳤다.

중화요리 실력 못지않았던 헨리의 천재성이 빛난 건 이때였다. 주 상병이 한시간 남짓 만에 해답을 얻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내무반에 들어선 헨리는 단 10초 만에 김수로가 제시한 수학 문제를 깔끔하게 풀어냈다.

어안이 벙벙한 채 풀이를 요구하는 김수로의 말에 헨리는 “이거 진짜 쉽습니다. 이걸 모른단 말입니까?”라며 쿨 하게 답을 적어 냈다. 문제를 풀기 위해 루트에 제곱까지 동원했다는 주 상병은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십시오”라는 헨리의 한마디에 한 번 더 머리를 감싸쥐었다.

헨리가 제시한 해법은 꽤 간단했다. 5※2는 5와 연속된 숫자를 2번 더하라는 뜻이므로 5+6=11이 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풀면 3※2는 3+4=7이 된다. 따라서 8※4는 8+9+10+11=38로 풀이된다.

과학고 출신조차 무릎 꿇린 헨리의 명석함에 누리꾼들은 그의 범상치 않은 스펙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헨리는 홍콩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중국계 캐나다인으로 일찍이 토론토 대학과 버클리 음대를 졸업한 엄친아로 이름을 떨쳤다. 영어와 프랑스어는 물론 태국어, 광둥어, 대만어 등 7개 국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는 헨리는 이와 더불어 수준급의 피아노, 바이올린 실력을 자랑하며 뭇여심을 울렁이게 했다. 한국말마저 유창해 가끔은 외국인임을 잊게 하는 헨리의 비상함이 중화요리 실력으로 또 한 번 인증된 셈이다. 김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