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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근황, 그저 잘 하는 음악만이라도...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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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서 밀려나면 안 보여야 산다? 북한 세습정권에서 권력을 차지하지 못한 김일성 혈통은 권좌에서 되도록 멀리 내쳐졌다. 이복형제는 물론 같은 어머니를 둔 형제라도 말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이복동생 김평일을 평생 직업으로 대사를 만들었다. 그나마 여동생 김경희는 권력투쟁에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기에 혈육의 정으로 곁에 두었다. 김정남 피살을 계기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밀린 그의 형 김정철의 근황도 그래서 주목을 끌고 있다.

김정철은 후계경쟁 구도에서 결정적으로 밀리게 된 유약한 이미지가 방패가 되는 상황에서 음악을 광적으로 좋아한다는 성향을 앞세워 권력에서 스스로 거리를 두어왔다. 그동안 공식적으로 확인된 김정철 근황은 별로 없지만 탈북자 미디어에 따르면 김정철이 예술단에 관여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동생 김여정이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위세를 떨치며 오빠의 권력을 보좌하고 있는 것과 달리 김정철은 권력 투쟁에서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기에 김정은과 직접적으로 부딪히지 않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도 지난달 회견에서 북한 정권 내에서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김정은을 대체해 김정철이 집권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정철은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음악에만 매달려 있다"는 그의 증언은 엘릭 클랩튼의 런던 콘서트를 찾은 김정철을 현지에서 지원하면서 확신을 갖게 된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영국 타임스도 지난 6일 김정철 근황과 관련해 클랩튼 마니아로 음악에 빠져 있는 그를 조명했다. 갑자기 북한에서 클랩튼 공연 티켓을 구해놓으라는 이메일 특명을 받으며 김정철과 인연을 맺은 태 전 공사의 증언부터 런던 악기상들이 직접 기타를 쳐보라고 권유했다는 사실들을 전했다. 태 전 공사의 안내로 런던 악기점들을 둘러보던 김정철은 어느 가게에서 30분 동안 기타를 치며 수준급의 실력을 뽐내자 악기상은 놀라며 "이름이 뭐냐" "어느 밴드에서 기타를 맡고 있냐"는 질문공세를 펴기도 했다. 이에 김정철은 아무 말도 않은 채 그저 씩 웃기만 했다. 태 전 공사는 "기타 연주 실력이 탁월해 한국에서라면 훌륭한 기타리스트가 됐을 것"이라고 술회한 바 있다.

지난해 국정원은 권력에서 밀려난 뒤 감시를 받는 김정철이 술에 취해 행패를 벌이는 불안 증세가 있다고 김정철 근황을 보고했다. 동생에게 감사 편지를 직접 보내는 등 자신을 최대한 낮추면서 좋아하는 음악만이라도 실컷 즐기며 살자는 염세주의에 빠져 있는지도 모를 김정철이다. 무용수 어머니 고영희의 예술 DNA를 물려받은 김정철이 그저 잘 하는 것, 하고 싶은 것만이라도 잘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북한 세습일가 내의 혈투는 없을 듯하다. 하지만 권력은 생물이기에 김정철 근황이 더욱 관심을 끌게 되는 때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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