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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 은둔의 리더십 뜰 수 있나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1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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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스타는 '김정은이 쿠데타를 방지하기 위해 북한 리더십 라이벌에 굴욕을 안겼다'는 제목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그의 숙부인 김평일 체코 주재 북한대사의 권력 관계를 조망했다. 이 신문은 김평일 대사가 김정은을 대체할 북한 정권의 잠재적인 후계자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코스프레하고 있지만 이 신문은 익명의 탈북자 증언을 통해 "김평일이 김일성을 닮아 김정은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뚱뚱한 것만 김일성을 닮았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스타는 김평일 주 체코 북한대사가 아버지 김일성 주석(오른쪽)을 닮아 조카 김정은 위원장에게 리더십 라이벌로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데일리스타 홈페이지 캡처]

이 미디어는 김정은이 정권을 잡은 뒤 2015년 1월 김평일을 체코 주재 대사로 발령낸 배경을 위기감에서 찾고 있다. 김평일은 17년 동안 폴란드 주재 대사를 맡으며 외교적인 기반을 탄탄히 다져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바르샤바 외교가에서는 최장수 재직한 선임 대사로 각종 외교 이벤트를 주최하면서 네트워크의 폭을 넓혀온 것도 김평일에겐 두터운 신망만큼이나 큰 자산이었다.

그래서 김정은은 김평일의 기반을 약화시키기 위해 근거지를 프라하로 옮기게 한 것이다. 이 신문은 그 조치가 북한 권력의 잠재적인 경쟁자인 김평일에겐 굴욕을 안긴 것으로 풀이했다. 김평일은 1974년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확정된 이후 1988년 헝가리, 유럽연합, 불가리아, 핀란드, 폴란드를 돌며 '직업이 대사'인 인생으로 밀려났다.

외교력도 권력이 붕괴 조짐을 보이거나 사회적인 격변을 겪을 때 집권할 수 있는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김정은의 공포정치에 민심이 이반하고 이를 덮으려고 숙청을 반복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평일의 리더십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은 "북한 내외에서 김정은 교체 여론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으며 김평일을 옹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인민군 총참모장을 처형한 뒤 북한 군부가 동요하고 있고 북한 주민의 불만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데서 근거를 찾은 관측이다. 이 주간지는 특히 김평일이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될 세 가지 조건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지도자의 품성, 백두산 혈통의 정통성, 개혁 성향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은둔의 리더십은 데일리스타 분석과 맥이 닿아 있다.

김정은이 김평일을 최대의 잠재적 라이벌로 여겨 외교기반부터 약화시키고 현지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세습권력 준비기부터 일찌감치 밀려나 해외로만 떠돌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피살된 가운데 김정일이 경계했던 이복동생 김평일은 외교관으로서 조용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일성의 아들이 김일성의 손자에게 위협적인 존재를 넘어 실질적인 경쟁자로까지 부상할지는 북한 정세 변화에 달려있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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