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김용민의 ‘꼼수’에 제대로 당했다. 뒤늦게 김용민의 의도를 눈치챈 자유한국당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눈치다.

김용민은 17일 자신의 SNS에 "선거를 치를 때마다 제1야당을 막말당으로 말아버리려고 2012년 민주당 소속 총선 후보 김용민을 화면에 소환시키는 종편들에게 어찌 하면 감사의 뜻을 전할까 싶어 자유당에 입당했다"라는 글을 올리며 자유한국당의 입당 소식을 알렸다.

이어 김용민은 "박근혜 동지, 김진태 동지, 이노근 동지, 우리 모두 함께 태극기 넘실대는 세상을 건설하는게 어떨까"라며 조롱조의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러한 김용민의 SNS 글에는 자유한국당이 보낸 문자메시지도 첨부됐다. 문자메시지는 같은날 오후 1시35분경 전송된 것으로 “김용민의 입당을 환영한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쩌면 예고된 전개였다. 앞서 김용민은 2012년 4·11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전력이 있다. 과거 김용민은 여권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 발언을 수차례 내뱉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김용민이 노선을 달리하지 않는 이상 그의 입당은 자유한국당을 조롱하기 위한 의도였던 셈이다.

김용민의 SNS 글이 게재되며 자유한국당이 들끓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은 17일 밤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김용민의 제명을 알렸다. 이들은 당원의 품위유지의무 위반, 당에 대한 명예훼손, 국민 선동을 통한 민심 이탈 유발, 개인의 명예훼손,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등을 김용민 제명의 이유로 들었다.

현재 김용민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고려 중인 자유한국당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용민은 자유한국당을 조롱하기 위한 목적으로 입당원서를 냈다. 이에 따라 김용민은 당 사무처의 업무를 방해하고 당의 명예를 훼손했다. 추후 김용민에 대해 형사고발 등의 법적 대응도 검토할 것이다”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지난해 4월에도 김용민은 한 차례 돌발 행동을 선보이며 핫이슈로 등극한 바 있다. 당시 김용민은 자신의 SNS에 “이노근 후보에게 내가 보낸 낙선 축하 화환이 배송 완료됐다고 연락이 왔다”는 글을 남기며 두 장의 인증 샷을 게재했다. 김용민이 공개한 사진 속에는 실제 그가 이노근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화환이 담겨 있다. 화한에는 ‘祝(축) 이노근 후보 낙선, 막말 선배 김용민’이라 새겨져 있다.

김용민의 도발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김용민이 공개한 또 다른 사진에서는 그가 ‘일곱시간 행불 박그네’라는 타이틀로 화환 업체에 배송비를 입금한 정황이 포착됐다. 결국 김용민은 제20대 총선 서울 노원구 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의 낙선이 확정되자 이를 조롱하기 위해 그에게 화환을 보냈던 셈이다.

김용민의 도발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3년 전의 악연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김용민은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 노원구 갑에서 민주통합당의 전략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 이노근 후보에게 밀려 고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선거 직전 불거진 막말 논란이 패인이었다.

지난 2004년 12월, 김용민은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미국에서 테러를 일으켜야 한다. 살인마 유영철을 풀어서 부시와 럼스필드를 죽여야 한다. 라이스(당시 미국 국무장관)는 아예 XX(성폭행)을 해 가지고 죽이자”라며 테러 대책을 제시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 2011년에도 김용민은 미국을 방문해 “한국의 교회는 범죄 집단과도 같다. 따라서 한국 교회는 척결의 대상이다. 개신교는 누가 정권을 잡아도 무너지게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용민은 "지상파 TV는 자정이 되면 무조건 섹스 영화를 두세시간씩 상영 해야 한다. 주말에는 아예 포르노 특집을 내보내야 한다"라며 저질스런 발언을 내뱉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