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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형 종영, 통렬한 웃음도 수미상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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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개그콘서트-대통형’이 12번의 통쾌함에 마침표를 찍었다. 역시나 마지막 방송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대통형이다.

대통형이 첫 선을 보인 건 지난해 12월 4일이다. 이날의 첫 방송에서 대통형은 서태훈을 철부지 어린 대통령으로 내세우며 촌철살인 풍자 개그의 서막을 열었다. 이날 서태훈은 나이 지긋한 관료들을 옆에 두고 "대통령은 원래 재택근무 하는 거 아니냐. 지금 이 순간부터 내가 있는 곳이 곧 집무실이 될 것이다. 앞으로는 내 방에서 SNS를 통해 국무회의를 할 것이다. 뭐 굳이 대면보고가 필요하냐"라 말하며 현 정권을 신랄하게 풍자했다.

[사진=KBS 방송캡처]

첫 방송 이후 실검에 오르며 뜨거운 호응을 모았던 대통형은 두 번째 방송에서 한층 풍자의 강도를 높였다. 이날 대통형은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관련한 국회청문회를 소재로 하여 강도 높은 풍자를 이어갔다.

대통형 두 번째 방송에서 서태훈은 “청와대에서는 원래 올림머리 하는데 90분씩 걸린다”고 말하며 국무회의에 지각한 이유를 설명했다. 일명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라 칭해지며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을 추궁했던 지난 청문회를 대통형이 정면에서 풍자했던 셈이다. 이러한 대통형의 일침은 “느낌상으로는 20분밖에 안 걸린 것 같다”며 실제 청와대의 해명을 패러디하는 유민상의 모습으로 또 한 번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어 유민상은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서태훈의 말에 “걱정하지 마라 청와대에는 마늘주사부터 시작해 태반주사, 감초주사 등 각종 주사가 구비돼 있다”며 의미심장한 대사를 내뱉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서서히 발동걸기 시작한 대통형의 풍자는 문화융성부 장관 역의 김대성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체조를 만들었다. 앞으로 딱 30년만 돈 안 쓰고 숨만 쉬면 내 집이 마련된다”고 말하며 직접 체조 시연에 나서는 장면에서 한층 재미를 배가시켰다. 창조경제부 장관 역의 이현정 또한 “이딴 체조를 만드는데 무슨 10억 원씩이나 썼냐”라고 호통치며 사퇴를 종용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첫 방송에서부터 발동을 건 대통형의 풍자는 지난 19일 전파를 탄 마지막 방송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이날 국무총리 유민상은 “이제 새 마음 새 뜻으로 개명을 하고자 한다. 자유를 꿈꾼다는 의미에서 내 이름은 이제 ‘자유민상’이다. 원래 우리 국민들은 이름 바꾸고 옷 색깔 바꾸면 전부 다 바뀐 줄 안다”며 중대발표를 했다.

정치권의 당명 바꾸기를 노골적으로 풍자한 유민상의 발언에 이어 서태훈도 거들고 나섰다. 서태훈은 “우리 엄마가 자꾸만 다음 달에 선을 보라고 해서 정말 고민이다”라며 곤혹스러워했다. 이에 유민상을 비롯한 관료들은 기다렸다는 듯 “방법이 있다. 엄마한테 여자 친구가 있다고 해라. 그리고 그걸 증명해줄 증인을 대량으로 채택해서 우선 시간을 끌면 된다”, “장관들이 전원 사태하면 된다. 그럼 장관을 새로 뽑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끌 수 있다”, “우선 선자리에 나가겠다고 해라. 그런 뒤에 장소나 시간을 공개한 걸 핑계대면 된다”등의 황당한 핑계를 늘어놓으며 웃음폭탄을 선물했다.

이날 방송된 대통형에서는 중국어선 불법 조업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국가 안전부 장관 홍현호가 혼쭐이 나는가 하면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한 농축산부 장관 이창호에게 격한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대통형의 말미 서태훈이 사뭇 진지한 얼굴로 중대발표를 했다. 서태훈은 “오늘 이 시간 부로 우리 정부는 해산이다. 나를 비롯한 장관님들 모두 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다”며 대통형의 종영을 선언한 뒤 “이제부터 새 코너 짜러 가야 한다. 이번에는 좀 쉽게 바보 코너 같은 걸 해보면 어떠냐”라는 말과 함께 코 밑에 콧물을 그리는 것으로 마지막 웃음을 선사했다.

그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청문회를 보며 가슴이 탁탁 막혔던 이들이 대통형 속 신랄한 풍자에 다소나마 위로를 받았다. 대포폰 사용, 세월호 7시간, 권한 대행의 의전 논란, 역사교과서 논란 등 시의성에 걸맞은 주제를 개그로 승화시키며 사이다 같은 웃음을 선사한 대통형의 종영에 시청자들도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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