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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禍요일, 판커신 '판그랩'에 당하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2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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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전고투의 화(禍)요일이었다. 심석희는 '판 그랩(grab)'에 채이고, 이상화는 징크스에 울고.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사흘 째 두 빙상여제의 레이스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전날 골드 러시로 14년 만의 동계 아시안게임 종합 2위 탈환에 기세를 올리던 한국은 어쩔 수 없이 숨고르기에 들어가야 했다.

최고 악몽의 현장은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 한국 에이스 심석희가 중국 ‘반칙왕’ 판커신에게 일격을 당했다. 판커신은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가려던 심석희의 다리를 잡았다. 악명 높은 '판그랩'이 뻗어나오는 순간. 

그 사이 중국 장이저가 틈을 비집고 골든 피니시를 끊었다. 어렵게 3위로 들어온 심석희는 판커신의 '물귀신' 작전에 동반 실격되자 망연자실할밖에. 심석희의 억울함은 B파이널 1위에서 승격한 동료 최민정의 동메달로 그나마 위로받았다. 하지만 '판 그랩'이라는 주홍글씨가 따라붙을 정도로 도발적인 파커신의 악행에 휘말려 포디엄에 서지 못한 심석희는 끝내 웃을 수 없었다.

3년 전 소치 올림픽 1000m에서도 박승희를 몇 번이나 잡아채려는 액션으로 딴죽걸기를 하려다 실패했고 계주에서도 훼방 시도가 좌절돼 금메달을 한국에 내줬던 판커신. 이번에 심석희를 상대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이어서 한국 팬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판커신은 2013년 세계선수권 1000m에서 박승희를 몸으로 들이받다가 스스로 넘어졌는데도 오히려 박승희는 실격되고 자신은 결승에 올랐던 것이 악연의 시작. 이듬해 월드컵 계주에서도 최민정의 추월을 팔꿈치로 저지하려 했던 판커신이기에 '반칙여왕'으로 낙인 찍혀있는 것이다.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삼세번'을 외쳤던 이상화는 징크스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주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71로 라이벌인 일본 고다이라 나오(37초39)를 넘지 못한 채 자신의 동계 아시안게임 도전을 마감했다.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빙속여제이지만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만큼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2007년 2위에 그친 뒤 2011년에는 3위로 처졌고 이번에 다시 은메달에 머물렀다.

판커신에게 일격을 당한 심석희의 좌절만큼이나 이상화도 아쉬움이 컸다. 지난해 11월 오른쪽 종아리를 다친 후유증으로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한 번도 포디엄 맨 꼭대기에 서지 못했던 이상화는 끝내 부상 여파를 극복하기에는 힘에 부쳤고 이제는 몸을 추스려 평창 올림픽 수성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삿포로에 와서 감기에 걸린 이상화로선 악전고투했지만 올 시즌 출전하는 대회마다 금메달을 휩쓴 고다이라의 상승세를 끌어내릴 수는 없었다.

판커신에 당한 심석희와 고다이라에 밀려난 이상화의 악전고투가 한국 선수단에 새로운 성취동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을 끈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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