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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유독 불운의 연속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2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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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가 두 번 울어야 했다. 21일, 심석희(20.한국체대)는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마코마나이 빙상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1500m에 출전했다. 평소 심석희의 주종목으로 여겨졌던 장거리, 하지만 심석희는 1년 후배 최민정(19.성남시청)에게 금메달을 빼앗겼다. 1위가 확정되나 싶은 찰나 심석희가 최민정의 막판 역주에 무릎을 꿇은 까닭이다.

[사진=KBS 방송캡처]

코앞에서 금메달을 빼앗기며 눈물을 삼켜야 했던 심석희, 이에 심석희는 1500m 경기가 끝나고 난 뒤 "이제 남은 경기에서 독기를 품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짐했다. 짧은 절치부심의 결과, 심석희는 그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단거리 500m에서 시종 선전했다.

하지만 중국 선수의 어이없는 더티플레이가 심석희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 쇼트트랙이 최근 갈고 닦은 단거리 500m에서의 금메달이 눈앞에서 강탈당한 순간이었다.

심석희에게서 금메달을 앗아간 중국의 더티플레이는 21일 진행된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포착됐다. 심석희는 빠른 스타트 후 2위를 달리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둔 상태에서 속도를 높이며 인코스를 파고들었다. 기회를 노리던 심석희는 코너링 구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중국선수 판커신을 앞지르기 위해 속도를 높였다.

이제 결승선까지 마지막 코너링만을 남겨둔 상황, 이 구간만을 제대로 통과한다면 심석희의 목에 금메달이 걸릴 터였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일까. 심석희에게 뒤로 밀리며 2위로 내려앉은 판커신은 자신의 왼손을 뻗어 심석희의 오른쪽 허벅지와 정강이를 밀었다. 중국선수 장이쩌를 선두로 세우기 위한 판커신의 꼼수, 이에 중계진은 “스케이트는 저렇게 타는 게 아니다”, “대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판커신의 더티플레이에도 다행히 넘어지지 않은 심석희는 장이쩌와 판커신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확정에 가까웠던 금메달이 일순 동메달로 뒤바뀌었던 셈이다.

하지만 심석희의 불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심판진은 심석희가 판커신을 추월하기 위해 인코스를 파고드는 과정을 지적했다. 심판진은 이때 심석희와 판커신이 서로 뒤엉켰다고 판단했다. 결국 심판진은 심석희와 판커신 모두에게 패널티를 내렸다.

이날 경기에서는 장이쩌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와 3위로 들어온 판커신과 심석희가 실격판정을 받으며 4위로 골인했던 일본선수 이토 아유코가 어부지리 은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은 준결승 4위로 파이널B 1위에 있던 최민정에게 돌아갔다.

잇따른 불운, 하지만 도리어 심석희는 자신을 탓했다. 경기가 끝난 후 심석희는 “아마도 내가 인코스로 파고들어가는 타이밍에서 문제가 생겨 실격처리가 된 것 같다. 이때 판커신은 나를 잡아서 실격된 듯 하다. 웬만큼 예상하고 나선 거였는데 그런 상황 자체는 막지 못했다. 어찌 보면 내가 부족한 탓이다. 그저 남아있는 경기를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심석희의 자책에 국내 쇼트트랙 팬들은 “심석희야말로 진짜 피해자다. 이렇게 억울할 데가 또 있나. 마치 강도에게 당한 피해자가 더 빨리 도망치지 못한 자신을 탓하는 상황이 아니냐. 우리가 언제까지 이런 일을 그저 지켜만 봐야 하냐”라며 공분을 쏟아냈다.

반면 중국 일부의 언론들은 “판커신은 쇼트트랙의 다양한 기술을 사용했다”라고 보도하며 심석희에 대한 판커신의 더티플레이를 두둔하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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