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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참사 14주기 나흘만에 ‘철렁’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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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을 지나던 전동차 안에서 50대 남자가 방화를 저질러 12량의 객차를 뼈대만 남긴 채 모두 태워버린 대형참사가 일어난 비극의 날이다. 중앙로역 천장과 벽에 설치된 환풍기, 철길 지붕들도 모두 녹아 내려 구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이 대구지하철 화재는 192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151명이 다치게 하는 참극을 낳았다.

이 대구지하철 참사로 지하철 관련기관 간의 공조체제, 사고현장 복구, 훼손된 시신의 식별, 유족지원 등 집단 사망자가 발생하는 대형참사의 종합대응과 후속처리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재난 대처 능력을 높이고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2008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가 개관됐다.

대구지하철 화재 13주기였던 지난해엔 2·18 안전문화재단이 출범했다. 대구지하철 참사 때 모인 국민 성금 670억원 가운데 쓰여지고 남는 113억원으로 재난 피해자들을 위한 장학사업, 안전복지사업, 안전방재 관련 학술연구기술지원 사업, 안전문화 활동의 육성과 지원사업, 추모공원 조성과 추모사업 등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구지하철 화재 발생 14주기인 지난 18일 대구도시철도공사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윤석기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장은 "국민은 기억한다. 위정자와 지도자는 망각을 유도한다"며 "진정으로 기억하려 한다면 안전해질 것"이라는 메시지로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장도 추도사에서 "안전의 가장 큰 위협은 망각"이라고 '가혹한 이별'을 기억해야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음을 강조했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추모사에서 대구지하철 참사의 희생자 넋을 모실 장소를 마련하지 못해 "뼈아프게 반성한다"며 "광주나 안산에는 트라우마센터가 있는데 대구에는 없다.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도움의 손길을 줘야 한다"고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힐링' 지원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단상의 놓인 희생자 사진과 위패를 찾은 유가족과 함께 대구지하철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하며 안전사회를 되새겼다. 그리고 나흘 뒤 대구지하철에서는 한 여성이 철로에 몸을 던지는 사고가 발생해 대구 시민들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

22일 오전 7시 28분께 대구지하철 2호선 연호역에서 이모씨가 지하철 선로 아래로 투신했다. 오른팔과 다리, 골반이 골절된 이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로 대구지하철이 지연 운행되는 등 출근길에 혼잡이 빚어진 가운데 사고 당시 역무실에서는 차량 비상정지 버튼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대응체계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식이 열리고 얼마 안돼 비록 투신에 따른 열차 지연 사고였지만 사고대응 시스템 문제는 아무리 재점검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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