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면 열릴 것이라고 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도 했다. 과연 유승준은 어떨까. 십수년의 두드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으로 통하는 문은 쉽사리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합법적 입국을 허락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유승준 항소심, 한국행을 간절히 어필한 유승준의 바람이 다시금 무색해질 것인지 여부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승준은 지난 2002년 1월,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자연스레 유승준의 병역 의무가 면제됐고 그의 미국 시민권 취득은 병역 의무를 기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행해진 것이라 여겨지기 시작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법무부는 유승준의 입국을 제한했다. 현재까지 유승준은 15년째 한국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후 유승준은 꾸준히 귀국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는 유승준에 대한 입금 금지 명령을 취소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23일) 유승준이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사증발급거부취소 소송의 항소심 선고기일이 열린다.

앞선 1심에서 유승준은 패소했다. 만약 오늘의 항소심에서도 패소한다면 유승준은 사실상 합법적으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항소심에서마저 패소할 경우 해당 사안이 대법원에서 뒤집힐 확률은 지극히 미약하기 때문이다.

유승준 항소심은 23일 오전 10시 서울행정법원 제9행정부 주관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은 2차례 변론 기일을 거쳐 선고가 이뤄지게 된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걸 확인하고자 했던 걸까. 싸늘히 식어버린 여론 가운데서도 유승준은 꾸준히 귀국 의사를 어필해 왔다. 매번 인터넷을 분분하게 달군 유승준의 의사였지만 그는 꽤나 한결같았다.

지난 2013년 3월 유승준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우리 웨스트싸이드(유승준 팬클럽) 완전 짱! 언제나 당신을 사랑한다! 오랜 세월 나를 응원하는 너희들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 나는 꼭 한국에 돌아갈 것이다. 기다리세요! 사랑합니다. 고마워 얘들아!”라는 글을 올리며 한국행을 소망했다.

유승준이 국내 복귀 의사를 강력히 드러내기 시작한 건 지난 2011년부터다. 당시 유승준은 자신의 웨이보 국적 표기란에 한국이라고 적어 화제를 뿌렸다. 모든 사건의 발단이 미국 시민권 취득에서 시작됐기에 엄밀히 말해 유승준의 국적은 미국이다.

그런데 유승준은 웨이보 가입을 위해 국적을 표기해야 하는 단계에서 자신의 국적을 한국이라고 적었다. 특히 유승준은 웨이보 프로필 란에 “미적한국가수”라고 적으며 또 한 번 자신이 한국인임을 강조했다.

또 있다. 몇 년 전 중국에서 공연을 열었던 유승준은 “안녕하세요. 한국의 유승준입니다”라는 인사말로 무대를 시작했다. 이 밖에도 유승준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백숙과 떡꼬치 등 한국의 음식을 먹는 사진을 종종 게재했다. 과거 상해 엑스포에서는 한국관에 들른 현지 관광객들에게 유승준이 홍보대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과연 유승준은 간절한 바람대로 한국 땅에 발을 들일 수 있을까. 아직도 유승준을 향한 대부분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법무부의 입국 금지 처분이란 현실적 난관도 걸림돌 중 하나다. 한때 “웃으며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며 간절한 바람을 어필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던 유승준, 마지막 지푸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항소심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