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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빈, 후회 남기지 않은 변화의 힘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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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변화가 힘이다. 스스로 변해야 산다. 17세 최다빈(수리고)은 혹독한 시련을 겪으면서 새삼 그 진리를 깨달았다. 평창 올림픽을 1년 앞두고 내리막에 들어선다면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위기 의식에서 시니어 두 번째 시즌을 준비했다.

피겨퀸 김연아의 고교 후배로서 '제2의 김연아' 후보군의 하나로 주목받았던 최다빈. 올 겨울에 제대로 도약하지 못하면 김연아 소속사에 합류해 키운 꿈도 평창에서 펼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이번 시즌 전 미국으로 건너갔다.

크리스티나 파시 코치를 만나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표현력을 키웠다. 최다빈은 열두살 때 '오색' 트리플 점프를 소화해 점프에서는 자신이 있었지만 잔 기술이 2% 부족해 스킬도 가다듬었다. 2014-2015시즌 주니어 졸업시즌 그랑프리에선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메달(동 2개)을 따내며 잠재력을 인정받은 최다빈이었지만 시니어 데뷔시즌 세계선수권에서 14위에 그친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절실하게 폼들을 수정해나갔다.

최다빈은 지난해 11월 일본 삿포로에서 벌어진 그랑프리 시리즈 NHK 트로피를 앞두고는 프리스케이팅 편곡과 안무도 대폭 수정했고 9위로 시즌 베스트 점수를 얻었다. 9월 챌린저 시리즈 US인터내셔널 클래식(4위), 온드레이 네펠라 메모리얼(4위), 10월 그랑프리 시리즈 스케이트 캐나다(7위)에서 작성한 프리 점수를 최고로 끌어올린 것이다.

최다빈은 지난해 12월 피겨랭킹대회 5위, 지난달 종합선수권에서도 4위로 처진 뒤 새로 맞은 코치와 안무를 가다듬어나갔다. 아시안게임도, 세계선수권도 출전권을 얻지 못한 최다빈으로서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자신의 시즌 피날레 무대인 2월 4대륙선수권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이 강릉 대회를 2주 앞두고 쇼트프로그램 '맘보'를 과감히 버리고 '라라밴드 OST'로 바꿨다. 시즌 도중 프로그램을 바꾸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었지만 최다빈은 도전했고 예술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 결과 김연아 박소연에 이어 세번째로 국제무대에서 180점을 돌파한 한국 여자피겨 스케이터로 올라섰다. 4대륙선수권 순위도 지난해 8위에서 5위로 높였다.

최다빈은 후회 없이 선택한 변화의 결실이 이것으로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박소연이 부상으로 동계 아시안게임 출전 포기를 선언했고 최다빈에게 기회가 왔다. 1주 만에 강릉에서 삿포로로 무대를 옮겨 선배 몫까지 해야 했다. 최다빈은 침착했고 23일 쇼트프로그램에서 당당히 1위에 올라 한국 여자싱글 사상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에 바짝 다가섰다. 라라밴드에 맞춰 유려하게 클린 연기를 마친 최다빈의 환한 얼굴에는 만족감이 묻어났다.

최다빈은 또 하나 기회를 얻었다. 함께 삿포로에 온 라이벌 김나현이 부상으로 다음달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최다빈에게 양보한 것이다. 이렇게 잇따라 찾아든 기회부터가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고 땀 흘린 최다빈에겐 이미 값진 보상이다.

시니어 두번째 시즌 찾아온 성장통을 과감한 변화로 이겨내고 있는 최다빈. 쇼트 1위에는 일본선수권자인 사카모토 가오리가 독감으로 대회 직전 기권하는 운도 따랐다는 시선도 있지만 최다빈은 묵묵히 25일 후회 없는 퍼포먼스를 펼쳐 시니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포디엄에 서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지고 있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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