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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조사비 지출감소라지만, 봄바람 탄 '인연稅' 어찌할꼬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2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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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봄 바람을 타고 결혼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엄동에 급서 비보를 접한 주위의 상가를 찾았던 겨울이 물러가고 있지만 여전히 경조사비는 서민들에게는 주말마다 날아드는 인간관계 '세금고지서'와 다름 없다. 경사와 애사에 축하와 위로를 보내준 분들을 잊지 않는 게 도리이나 가계 부채가 최악으로 치닷는 요즘같은 팍팍한 살림살이에는 경조사비 지출감소 소식도 남의 일 같아 보인다. 무턱대고 줄일 수 없는 게 경조사비 지출이고 보면 눈 딱 감고 안 가는 게 상책일까.

이내 역지사지로 발걸음을 예식장으로, 상가로 되돌려보지만 얼마를 봉투에 담아야 할까 고민이다. 특히 호텔에서 치르는 예식이라면 발걸음이 더욱 무겁기 마련이다. 호텔 식사비가 얼마인데 하고 따져보면 얄팍한 축의금 봉투에 몇장 더 집어넣게 된다.

장기불황에 경조사비 지출감소세가 이어진다고 하는데 직장인들의 경조사비 평균 씀씀이는 어떨까. 지난해 청탁금지법이 시행되기 전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달에 평균 12만원가량을 경조사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조사된 월 평균 16만원에서 25%가 감소한 액수다. 이렇게 경조사비 지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남성이 13만원가량으로 여성에 비해 3만원 정도를 더 쓰고 있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이 14만원으로 30대 (12만원), 20대(10만원)보다 많았다. 경조사비 지출을 구간별로 나눠보면 10~15만원대가 34%로 가장 많았고, 5~10만원대는 31%, 20만원 이상도 19%에 달했다. 초청을 받았을 때 가고 싶지 않은 경조사가 있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무려 94%가 '있다'고 답했는데, 그럴 경우 대부분은 참석은 하지 않되 경조사비는 내는 쪽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경조사비 지출감소 추세는 24일 발표된 통계청의 지난해 가계동향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해 4분기에 월평균 '가구 간 이전지출'은 17만원으로 집계돼 전년도에 비해 7%(1만3000원) 감소, 6년 만에 최대 감소 폭으로 기록됐다. 이 지출 항목은 함께 살지 않는 부모나 가족에게 들어가는 돈도 포함되지만 경조사비 지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3분기의 20만원이었던 이전지출이 4분기에 14% 줄어든 것은 지난해 9월 28일 시행된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4분기에 혼인 건수가 전년 대비 8%가 감소한 것도 경조사비 지출감소의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봄이 되면서 다음달 연말정산 환급금으로 '13월의 보너스'라도 받게 되면 그나마 경조사비로 떼어 쓸 여유도 생기겠지만 경조사라는 게 예측가능한 것도 아니고 신용카드처럼 할부로 낼 수도 없기에 경조사비 지출감소 소식에도 여전히 ‘인연 세금’에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가계 지출일 수밖에 없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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