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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아버지, 누군가에겐 의지 누군가에겐 애증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3.0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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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에서는 허지웅, 김제동, 로봇공학 박사 데니스 홍이 버스커로 나섰다. 허지웅의 진솔한 버스킹은 두 번째 무대에서 펼쳐졌다. 이날 허지웅은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주제로 버스킹을 시작했다.

허지웅은 "나는 그동안 참 운이 없없다. 내 주변엔 좋은 어른이 없었다. 나에겐 늘 멘토 같은 존재이자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어른이 필요했다. 하지만 가정사로 인해 아버지란 존재는 일찌감치 내곁에 없었다. 난 19살 때부터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사진=JTBC 방송캡처]

이어 허지웅은 “내가 했던 수많은 아르바이트 중에 텔레마케팅 아르바이트의 성과가 가장 좋았다. 그때 나는 멘토도 찾았다. 우리 회사 부장님이었다. 그때 부장님은 '청년들에 대한 연민', '자신의 젊은 날' 등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부장님이 참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부장님이 직원들의 두달 치 월급을 가지고 도망치기 전까지는”이라 고백했다.

멘토라 여겼던 부장에게 뒤통수를 맞은 사연을 털어놓은 허지웅은 “그 후에 힘겹게 부장님을 찾았다. 그런데 그 사람은 나에게 '너도 나이 먹으면 이렇게 될 거다'라고 했다. 그 말이 마치 그리스 비극의 저주처럼 느껴지더라. 고시원에 살 때도, 고시원 옆방 아저씨가 남긴 자장면에 밥을 비벼 먹을 때도 창피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부장님을 어른이자 롤 모델로 생각했다니 너무나 창피하고 끔찍했다"고 말했다.

허지웅 아버지에 관한 고백이 흘러나온 건 이 다음 대목에서다. 허지웅은 “진짜 설상가상이었다. 부장님이 월급을 들고 도망친 탓에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낼 돈이 없었다. 정말 큰 마음을 먹고 소주 3병을 원샷한 뒤 처음으로 아버지한테 전화했다. 혀 꼬부라지는 소리로 한 번만 도와달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허지웅은 "그런데 아버지가 돈이 없다고 하더라. 돈이 없으실 분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때 아버지의 직장은 자녀들의 학비가 지원되는 곳이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내 학비를 내주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이유는 모른다. 그때 정말 힘들고 창피했다"며 아버지와 관련한 아픈 기억을 고백했다.

이어진 허지웅의 고백은 팬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허지웅은 "그 일이 있고 난 후에 '왜 부모한테 사랑받지 못할까?'라면서 내내 자책했다. 방에 틀어 박혀서 며칠 동안을 울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허지웅의 버스킹은 “그때 인생영화 '록키'를 만났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15라운드 경기를 펼쳤다. 영화를 보면서 참 위로를 많이 받았다. 영화 속 '미키' 관장은 참 좋은 어른이다.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근사한 걸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고집과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그런 방식으로 다음 세대에게 좋은 어른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나에겐 그게 글쓰기다"라는 말로 마무리 됐다.

허지웅 아버지에 관한 고백은 2015년 7월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을 통해서도 짧게 언급된 바 있다. 당시 허지웅은 가수를 꿈꾸는 딸과 갈등을 겪고 있다는 아버지의 사연을 전해들은 뒤 "사실 나도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다. 나는 아버지로부터 원조를 받아 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힘으로 살아왔다"고 털어놨다.

지난 2014년 2월 방송된 tvN '택시'에서도 허지웅은 아버지에 관한 기억을 끄집어냈다. 허지웅은 "나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경제적 원조를 하나도 받지 못했다. 대학생 때는 학비를 벌기 위해서 야간 고시원 총무까지 포함해 3개의 아르바이트를 했다. 한 번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아버지에게 전화했는데 돈이 없다고 하시며 잘라버리셨다"며 아버지에 대한 서운함을 고백했다.

이어 허지웅은 "그런데 얼마 전에 아버지를 만났다. 이제는 아버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어머니 남편으로 그리고 내 아버지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허지웅은 "지금도 나는 어머니 만나면 '도대체 결혼은 왜 했냐. 왜 아빠같은 사람을 만났냐. 주식은 또 왜 했냐' 등의 잔소리를 한다. 그런 내가 참 싫다. 무엇보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소신을 덧붙이기도 했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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