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뷰] 천리마 민방위가 살해된 북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군의 유튜브 동영상 공개와 함께 눈길을 끌게 됐다. 세간에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단체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왔으니 누구나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 천리마 민방위는 8일 유튜브에 올라온 김한솔 동영상의 화면 상단에 선명하게 단체의 로고를 드러냄으로써 자연스레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영문명을 'Cheollima Civil Defense'라 표기하는 천리마 민방위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들이 김한솔 가족의 지원 요청을 받고 그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했다. 홈피 글은 한글과 영문 두 가지로 구성돼 있었다.

천리마 민방위는 또 이번 김한솔 가족의 이동 작업에 네덜란드와 중국, 미국, 그리고 한 무명의 정부가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인 표현 방식으로 공개했다. 해당 국가의 이름을 나열한 뒤 그들 정부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방식이었다. 천리마 민방위는 또 이번 작업 수행 과정 중 대피 요청을 거부한 몇몇 정부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천리마 민방위는 홈페이지 첫 머리에 북한 탈출을 원하거나 정보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을 지켜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자신들은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덧붙여 놓았다. 누구든 북한 탈출을 위해 도움을 청해오면 무상으로 지원해주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홈피에 남긴 유일한 연락 루트는 이메일 주소(CCDjoin@protonmail.com)였다. 

천리마 민방위의 도움 덕분에 북한을 탈출한 듯 여겨지는 '북조선 고위간부'가 남긴 감사의 글도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다. 천리마 민방위는 자신들에게 후원을 하려는 사람들을 겨냥, 홈피에 비트코인 계좌를 소개하고 있다.

천리마 민방위의 정체가 관심을 끄는 가운데 대북 정책 주무부처인 통일부 대변인은 "우리가 아는 단체는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천리마 민방위'에 쓰인 용어 중 '천리마'는 북한 사회에서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표현 중 하나다. 북한에서는 1950년대 후반부터 노동 강화 및 독려를 위해 천리마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북한에서는 공장 이름(천리마종합건재)이나 철도선 이름(천리마선) 등에도 천리마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평양엔 노동 독려를 위해 만들어진 천리마동상까지 세워져 있다.

한편 8일 유튜브에는 천리마 민방위가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러닝타임 40초 분량의 김한솔 동영상이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동영상 속의 김한솔은 영어로 자신이 북한 출신 김한솔이며, 아버지가 수일 전 살해됐다고 말하고 있다. 김한솔은 자신과 어머니, 여동생이 모처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한솔의 일부 발언은 묵음으로 처리됐고 그 순간 김한솔의 입 부분도 모자이크 편집이 가해져 있었다. 김한솔이 동영상 속에서 제시해 보인 여권의 속 페이지 역시 개인정보 유출을 막으려는 이유에서였던 듯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다.  

한편 국정원은 매체들의 확인 요청에 "동영상 속 인물은 김한솔"이라고 답했다.

김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