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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콘테, 맨유 무리뉴 지우는 '아주리 DNA'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3.1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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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첼시가 훨씬 배고팠다. 리그컵을 거머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보다는 그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굳건하게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FA(잉글랜드축구협회)컵 2연패를 노리는 맨유에 더블(2관왕) 기회를 내줄 수는 없었다. 런던의 푸른 전사들은 원정 온 붉은 악마들을 다시 한 번 압도하면서 웸블리로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첼시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벌어진 FA컵 8강전에서 후반 6분 은골로 캉테의 중거리포 한 방으로 맨유를 1-0으로 제압, 토트넘 핫스퍼와 결승행을 다투게 됐다.

첼시는 지난해 10월 24일 안방에서 4-0으로 대파한 뒤 다시 맨유에 징크스를 안겨줬다.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에서 우승을 이끈 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끈질긴 러브콜을 받고 이적한 캉테는 올 시즌 기록한 2골을 맨유전 2연속골로만 장식했다.

맨유는 이번에도 첼시 트라우마를 벗지 못했다. 2012년 10월 런던에서 맛본 승리의 기억을 5년 째 12경기 동안 되살리지 못했다. 5무7패. 2013년 첼시 지휘봉을 다시 쥐고 '레드 데블스'를 상대로 2승2무를 거뒀던 조세 무리뉴 감독. 올 시즌 라이벌 팀으로 말을 바꿔타고 '더 블루스 징크스'를 종식시키려 했지만 두 번이나 나가떨어졌으니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맨유로서는 녹다운라운드에서 강하다는 FA컵 최다 우승팀(12회)의 관록도 빛을 잃었다.

콘테 감독은 역대로 '더 블루스' 사령탑들이 이어온 FA컵 제패 신드롬 바통터치에 바짝 다가섰다. 첼시가 1996년 처음으로 유럽 대륙에서 지도자를 수혈받아 본격적으로 도약하기 시작한 뒤 FA컵을 품지 못한 감독은 스페인 출신 라파엘 베니테스(2012~2013년)뿐이다. 프리미어리그 첫 네덜란드 감독이었던 루트 훌리트는 데뷔 시즌인 1996~1997 FA컵 제패로 팀에 26년 만의 메이저 트로피를 안겼다. 이후 2000년 지안루이지 비알리, 2007년 무리뉴, 2009년 거스 히딩크, 2010년 카를로 안첼로티, 2012년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이 릴레이로 FA컵 우승 횟수를 7까지 늘려왔다. 첼시는 역대 우승 랭킹에서 공동 1위인 맨유와 아스널, 3위 토트넘에 이어 공동 4위. 이번에 토트넘을 꺾고 우승까지 하면 토트넘과 함께 공동 3위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콘테 감독의 돌풍은 더블 도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끈다. 더블 달성으로 맨유 데뷔 시즌 연착륙을 노렸던 무리뉴의 의지를 꺾은 게 그래서 의미가 깊다. 첼시 사령탑들은 데뷔 시즌 더블 돌풍을 일으켰던 전통이 있다. 비알리가 1998년 리그컵, 유럽컵위너스컵을 제패한 뒤 무리뉴는 2007년 FA컵과 리그컵, 2015년 리그와 리그컵 석권으로 2관왕 퍼레이드를 펼쳤다. 안첼로티는 2010년 리그와 FA컵을, 디 마테오는 2012년 유럽챔피언스리그와 FA컵을 제패하면서 더블 전통을 이었다. 그래서 2위 토트넘과 승점차를 10점으로 벌린 채 리그 우승 가도에 힘을 내고 있는 콘테가 FA컵까지 거머쥔다면 롱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콘테는 두 번이나 지휘봉을 잡은 무리뉴의 전성시대를 넘어 이탈리아 사령탑의 우승DNA를 푸른 전사들에게 다시 심어줄 지도자로 성공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는 것도 의미가 깊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선수 커리어를 이어갔던 비알리, 디 마테오뿐만 아니라 안첼로티에 이어 4번째 '아주리 보스'로 난파 위기의 팀을 구해내기 위해 지난해 여름 런던에 입성했던 콘테. 그가 웸블리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회인 FA컵을 제패한다면 5번째 이탈리아 사령탑이 된다. 축구종가 영국 이외의 지역에서 가장 많은 타이틀을 수확한 아주리 감독들의 전성시대를 다시 열게 되는 것이다. 그 중 4번째 이탈리아인 '더 블루스' 감독이 이뤄내는 영광이 된다면 '아주리-첼시 커넥션'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콘테가 무리뉴를 넘어선 또 하나의 의미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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