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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혁 햇살투, 상상만으로 즐거운 '봄날의 가정법'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3.1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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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혁, 이대로라면? 157km. 전광판에 최고 구속이 이렇게 찍혔다. 마운드를 향해진 KIA 김기태 감독의 따스한 시선은 봄날 아리랑이처럼 피어오를 만했다. 광주팬들도 겨울잠을 깨운 빛고을 파이어볼러의 '씽씽투'에 가슴이 쿵쾅쿵쾅 뛸 만했다.

2017 KBO리그가 시범경기로 겨우내 기다려왔던 프로야구팬들에게 첫 인사를 한 14일. KIA 우완 한승혁은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광주 홈경기 9회초 클로저로 마운드에 올랐다.

스물넷 광속구 투수는 7-4로 앞선 상황에서 이성곤(삼진), 조수행(2루 땅볼), 서예일(1루 뜬공)을 잇따라 잡아내며 세이브를 신고했다. 구속 150km를 넘는 속구 퍼레이드에 두산 타자들은 속수무책. 서예일이 골라낸 5구는 볼이 됐지만 최고 구속으로 찍혔다.

스프링트레이닝에서 김 감독이 꼽은 자체 MVP답게 필승조의 기대감을 높여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겨우내 가다듬었지만 날씨가 꽃샘으로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이렇게 위력적인 구위를 보이기는 결코 쉽지 않다. 무리하면 탈이 탈 수도 있지만 한승혁은 속구로만 14개를 뿌려댔다. 웬만한 자신감이 아니고서는 보여주기 힘든 역투.

시범경기에서 제기되는 '광속투의 가정법'. 이런 정도의 구위가 날 풀리면 얼마만큼 위력적인 강속구로 진화할까. 그 상상만으로도 셀레는 리허설을 그렇게 즐기는 팬들이다.

그가 얼마만큼 롤러코스터를 탔는 지를 잘 아는 팬들이기에 반신반의하게 되지만 숫자의 마력은 우려보다는 기대감을 높인다. 덕수고 때부터 150km를 넘는 강속구로 강렬한 인상을 던져 2011년 KIA에 1라운드 지명으로 프로무대에 뛰어든 그였지만 제구에 늘 발목이 잡혔다. 잘 던질 때야 누가 타석에 서도 헛방망이질이었지만 한 번 흔들리면 볼넷 세례로 남 좋은 일만 시키다 더그아웃으로 터벅터벅 돌아서야 했다. 통산 180.1이닝에 볼넷이 122개였으니.

그러나 지난해 몰라보게 달라졌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팔꿈치 이상으로 시작은 늦었지만 3승2패 1세이브 9홀드. 36경기 평균자책점 4.86으로 변화의 힘을 느끼게 했다. 2015년만해도 시즌 최다 17개 폭투로 방황했던 그가 2017시즌 첫 인사에서 14개 중 10개나 스트라이크를 뿌리는 공격적인 투구를 펼친 것이다. 안정된 제구력을 시위라듯 하듯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최근 불펜 불안에 시달렸던 KIA가 스프링캠프에서 으뜸 활약상을 인정한 한승혁. 특급 마무리 오승환을 연상케 하는 화끈한 광속투가 봄바람을 타고 얼마나 뜨겁게 달아오를까.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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