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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불발, 꿩 대신 닭이라도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3.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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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한령(韓限令.한류 콘텐츠 금지령)'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보복 조치다.

이 가운데 하정우의 영화 출연 불발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하정우는 중국 배우 장쯔이와 함께 영화 ‘가면’에 출연할 것이란 사실이 예고되며 화제를 뿌린 바 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정우의 출연이 불발됐다. 15일, 하정우 측은 “비자 문제로 하정우의 출연이 무산됐다. 하정우의 출연이 불발되면서 영화의 제작 자체가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사진=SBS 방송캡처]

하정우의 출연 불발에 한한령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일각에서는 영화 작업을 위해 하정우가 중국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중국 정부가 촬영을 위한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아 하정우의 출연이 불발됐을 것이라 추측했다.

하정우의 출연 불발을 비롯해 중국 한한령에 따른 국내 방송가의 피해가 점점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사드 배치 결정이 막 이뤄진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이렇게까지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사드 배치 작업이 스피드를 내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보복도 더욱 노골적으로 강화됐다.

하정우 불발에 앞서 KBS2 드라마 ‘화랑’은 중국 동시 방영이 갑작스레 중단됐다. 중국판 ‘런닝맨’이라 불리는 중국 저장위성TV ‘달려라 형제’는 올해 시즌5를 새로이 선보이며 타이틀을 ‘달려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우리 방송사는 중국과의 계약에 따른 정당한 수익조차 정산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방송국 관계자는 “우리나라 각 방송사들의 저작권 수입이 완전히 무너져내렸다고 보면 된다. 기존에는 중국에 판권을 판매해 높은 수익을 창출했다. 그런데 이젠 중국이 마음대로 프로그램의 이름을 바꾸고 우리 예능을 무단으로 표절하고 있다. 여러 개의 공동제작마저 무산됐다. 사드 배치 이전에 구체적으로 논의 중에 있던 여러가지 프로젝트도 올스톱됐다”며 우려했다.

이러한 한한령의 여파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제작된 국내 드라마는 아예 중국 시장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한령으로 인한 손실액이 억대에 이르는 제작사도 있어 방송가는 더욱 몸을 사리고 있는 추세다.

하정우 불발 못지않게 좋은 예가 KBS2 ‘태양의 후예’다. 송중기 송혜료라는 한류스타를 투톱으로 내세운 ‘태양의 후예’는 대표적인 한류 드라마다. 실제로 ‘태양의 후예’는 국내를 넘어 중국어권에서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했던 ‘태양의 후예’는 보다 촘촘한 제작 과정을 거치며 완벽한 한류드라마로 탄생했다. 하지만 한류 콘텐츠의 아주 좋은 예임에도 불구하고 ‘태양의 후예’를 이을 제 2의 태후는 등장하지 못했다.

한한령의 타격은 예능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기존에 방영 중인 예능 프로그램 또한 한한령으로 인해 적잖은 손해를 입었다. 현재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새로운 한국 예능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아예 업로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이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사실상 0원이 됐다. 공동 제작도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계약서에 수익 분배가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어느 순간부터 무력화됐다. 방송가 관계자의 귀띔에 따르면 중국과의 공동제작에 투입된 국내 인력은 지난해 11월을 기해 전원 귀국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 ‘2016 해외콘텐츠시장 동향’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방송 시장은 전년대비 6.0% 성장한 355억 4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조 원이 넘는 시장 규모다. 게다가 중국 방송 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중국 방송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6.7%를 기록하며 수익만 491억 6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거대 규모의 시장이 떨어져 나갈 위기에 처해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방송가 관계자는 “규모 면에서 중국을 대체할만한 시장은 북미가 유일하다. 그런데 북미는 이미 콘텐츠 산업이 상당수준으로 발달해 있다. 현 시점에서 북미를 새로이 공략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20~30대 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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