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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교수의 '아름다운 실수'에 뭇사람 흐뭇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3.1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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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의 미국 출신 로버트 켈리 교수(정치외교학과)가 또 하나의 '아름다운 실수'로 유쾌한 화제를 뿌리고 있다. 얼마 전엔 이정미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헤어롤 두 개를 뒷머리에 꼽고 출근해 사람들로부터 '아름다운 실수'라는 평을 들은 바 있다.

켈리 교수의 실수는 이정미 재판관의 그 것처럼 짠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보는 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들어준, 사람 사는 모습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준 실수였다고 할 수 있다. 사람 사는 모습이라는 점에서는 이정미 재판관의 그 것과 유사했다.

켈리 교수의 실수담은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내려진 지난 10일 벌어졌다. 켈리 교수는 한국에서 벌어진 이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정치외교 전문가로서 영국 BBC 방송과 자택 서재에서 생방송으로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비록 집안이었지만 화면에 비친 그는 정장 슈트에 넥타이까지 매고 있었다. 그러나 화면에서 감추어진 하의는 청바지였다고 한다.

그런데 한가지 실수가 있었다. 그만 서재 방문을 안으로 잠근다는 것을 깜빡했던 것이다. 그 일로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참 인터뷰를 하는 도중 켈리 교수 뒤쪽에서 방문 열리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더니 곧 4살 짜리 딸이 들어왔다. 아무 것도 모르는 딸은 아빠 옆으로 다가왔고, 당황한 켈리 교수는 카메라에 눈을 고정한 채 손으로 딸의 행동을 제지하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던 중 이번엔 열린 방문으로 걸음마 훈련중인 젖먹이 아들이 보행기를 타고 들어왔다. 켈리 교수는 당황한 가운데서도 인터뷰를 진행하려 했지만 황당한 해프닝은 BBC 화면을 타고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결국 뒤늦게 위급 사태를 알아차린 켈리 교수의 한국인 부인이 방으로 뛰어들어와 아이 둘을 끌고 나간 다음에야 해프닝이 종료됐다. 그러나 어린 딸이 엄마에게 퍼붓는 투정소리까지 그대로 시청자들의 귀에 들어왔다. 당시 켈리 교수의 부인은 거실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남편의 인터뷰 모습을 녹화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일로 켈리 교수는 "이젠 BBC와의 거래는 끝났다."는 생각을 했다고 나중에 밝혔다.

그러나 상황은 급반전 국면으로 치달았다. 방송사 측이 오히려 방송사고 장면을 40초 짜리 동영상으로 따로 편집해 자사의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이 동영상은 유튜브를 통해서도 공개됐고, 무려 1억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켈리 교수로서는 진땀을 뺀 방송 사고가 오히려 BBC의 소중한 회사 홍보 소재가 되어준 케이스였다.

CNN 등 기타 외신들도 이 방송사고를 뉴스로 만들어 소개하면서 "아이 키우는 사람이면 누구가 공감할 것"이라는 촌평을 내놓았다.

졸지에 유명인사가 된 켈리 교수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사랑스러웠다.", 아내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상황을 정리해주어 감사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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