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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 닭고기 '부패 스캔들', 치느님 불안 어쩔꼬?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3.2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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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브라질산 닭고기마저 비상이다. 올 겨울 국내 10개 시도 49개 시군을 휩쓴 조류인플루엔자(AI)로 19일까지 전국 910개 피해 농가에서 닭 3059만 마리가 살처분되거나 매몰됐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닭의 19.7%가 땅에 묻혀 그야말로 계란대란에 이어 닭고기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7일 미국 테네시주에서 AI가 발생해 미국산 닭고기의 수입 길이 막혀 닭고기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브라질 닭고기 수입마저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부패한 소고기와 닭고기가 버젓이 유통된 스캔들 때문이다.

브라질 대형 육가공업체들이 뇌물을 주고 공직자들과 결탁해 썪은 고기를 불법으로 유통한 사실이 17일 브라질 연방경찰에 적발돼 지구촌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세계최대 소고기 수출회사인 JBS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닭고기를 수출하는 BRF가 농업부 위생검역 관리관들을 매수해 유통기한이 지나 부패한 고기를 유통시켰고 썪은 고기 냄새를 없애기 위해 발암물질까지 포함된 화학물질도 사용했다는 사실이 2년여 수사끝에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20일 BRF로부터 들여온 문제의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유통을 잠정 중단시킨 채 수거해 검사에 들어가고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단계에서 검역과 검사를 한층 강화하는 조치를 내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현물검사 비율을 현재 1%에서 15%로 강화하는 등 수입 검역강화 조치를 2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교부, 주한브라질대사관 등 외교경로를 통해 문제가 된 브라질 업체의 작업장 목록 등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브라질산 닭고기는 전체 수입량 4560건 10만7399톤의 83%에 달한다. 그중 BRF의 수입물량이 40%를 차지해 이번 조치로 국내 닭고기 수급이 불안해지고 닭고기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아무리 검역과 검사가 엄격해진다고 해도 바깥 나들이와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치느님의 계절'이 돌아온 국내에서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거부심리가 높아진다면 치킨대란이 밀려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 브라질산 닭고기는 때가 되면 AI가 발생해 수입이 금지됐다가 재개되는 미국산 닭고기를 누르고 국내 치킨업계에 절대 다수의 물량을 공급해온 최대 젖줄로 올라섰다. 2005년부터 한국 수출 길을 연 브라질산 닭고기는 2015년 한국 수입량의 91%까지 높아진 적도 있다. 심지어 유럽에서 AI가 발생해 물량 비중이 큰 덴마크산 닭고기까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에 들여오지 못한 데 따른 반사이익까지 누린 브라질산 닭고기이다. 부패 닭고기를 유통시킨 충격적인 소식 속에 국내에도 이런 닭고기가 수입됐다는 것이 드러날 경우 국내 소비량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주요 수입국 중에서 닭고기를 들여올 수 있는 나라는 태국뿐이다. 2004년 태국에서 AI가 대유행해 그동안 태국산 닭고기는 일체 한국 식탁에 오를 수 없었다. 2013년 일본이 수입을 재개한 뒤 국내에는 지난해 11월 태국 내 12개 닭고기 생산업체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쳐 12년 만에 수입해제가 풀렸다.

국내 소비자들에겐 태국산 닭고기가 오랫동안 잊혀졌기 때문에 낯설기도 하지만 닭고기 수입 다변화도 거의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서 대체재로서 미국산, 브라질산 닭고기에 길들여진 치느족들의 입맛을 어떻게 뚫을 지도 치킨대란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내 점유율 1위 브라질산 닭고기의 '부패 스캔들'이 던지는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경우 심각한 '치느님 대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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