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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점심, 성찬 대신 간편식으로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3.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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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마침내 포토라인에 섰다. 대통령 재직 중 끝까지 거부했던 수사기관의 조사를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어쩔 수 없이 받게 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삼성동 사저를 나선 시각은 오전 9시 15분 무렵이었다. 지난 12일 사저로 들어간 이후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남색 코트를 걸친 채 굳은 표정을 한 박 전 대통령은 대문 앞에서 앞쪽을 한차례 응시하더니 아무 말 없이 준비된 차량에 올랐다. 경호원들이 사방에서 호위하는 가운데 골목을 빠져나간 차량은 큰 길에 들어선 이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 일행이 경찰 오토바이의 호위 속에 2호선 선릉역을 지나 테헤란로를 타고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8분이었다. 그 결과 박 전 대통령은 9시 24분 검찰청사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다.

포토라인에 잠시 멈춰선 박 전 대통령은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짧게 준비된 발언만을 내놓았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메시지만을 남긴 박 전 대통령은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10층으로 올라간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조사실로 직행하지 않고 바로 옆 방인 1002호에서 노승권 1차장 검사와 10분 정도 티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 차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조사 절차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서 협조를 당부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티타임 예우만 놓고 보면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 조사 때보다 격을 낮추었다고 볼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당시 이인규 중수부장이 차 접대에 나섰지만 이번엔 차장 검사가 그 역할을 대신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탄핵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는 점이 감안됐을 것이란 해석이 제기됐다.

티타임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옆방인 1001호로 이동해 형사 8부 한웅재 부장, 특수 1부 이원석 부장으로부터 번갈아 가며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대로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13개 혐의에 대해 수백개의 질문을 준비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실에서 박 전 대통령은 출입문을 등진 채 부장검사 등 수사 검사들을 마주보고 앉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맞은편의 인물들은 두 명의 부장검사 중 한명과 또다른 검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등 뒤쪽에는 변호사와 검찰 수사관이 착석하게 된다(그림 참조).

검찰은 이 날 조사 상황을 녹화하지 않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이므로 검찰 결정만으로 녹화를 할 수 있지만 피의자 측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녹화를 강행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며 더 많은 진술을 유도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 날 점심 시간에 집에서 준비해온 간편식을 변호인 및 수행원들과 함께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해온 박근혜 점심 메뉴는 김밥과 초밥, 샌드위치 등이 담긴 도시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이번 한번으로 끝낸 뒤, 구속 여부와 기소 시점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 여부에 대한 결정 시점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대기업에 대한 조사가 웬만큼 마무리되는 다음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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