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뷰] 김수남 검찰총장을 바라보는 눈길이 뜨거워졌다. 검찰 출석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향했던 세간의 시선은 이제 김수남 총장에게 집중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지금,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가장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른 탓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김수남 검찰총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까지 마친 지금 검찰이 취할 다음 수순은 당연히 구속 여부에 대한 판단이다. 그리고 그 결정은 김수남 총장의 몫이다.

물론 검찰이 박 전 대통령 조사를 마무리한 이후 취할 다음 행보는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불구속 기소냐, 구속 기소냐에 대해 명쾌한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것 또한 검찰의 역할이다.

문제는 이번 사건의 경우 상대가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검찰의 판단은 어떤 경우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파장이 크다고 해서 영장 청구 여부를 언제까지나 미룰 수도 없다는데 김수남 검찰총장의 고민이 있다.

현재로서는 김수남 검찰총장이 다음주 초까지는 시간을 벌며 여론 등을 탐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직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기업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게 그같은 전망의 배경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 청구를 두고는 의견이 양분돼 있다. 워낙 민감한 문제이다 보니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선거 주자들마저 선뜻 구속 여부에 대한 명쾌한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야권 주자들 가운데 분명하게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주장하는 이는 이재명 성남시장 정도에 불과하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선뜻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주장하지 못하는 건 잘못했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탄핵당한 대통령을 구속하라고 주장했다가 자칫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커지고, 그로 인해 보수 재집결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유한국당 등 구여권 주자들은 앞다퉈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을 외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수난을 당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구속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역시 보수층의 표심을 의식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표심 향배와 무관하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시도가 사회 갈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다는게 당연하다며 김수남 검찰총장을 압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구속 영장 청구를 주장하는 이들은 우선 형평성의 원칙을 거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이 모두 구속된 마당에 검찰 스스로 공범 관계에 있다고 밝힌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지 않는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구속영장 청구가 옳다는 측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명분은 "법대로"이다.

여러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김수남 검찰총장이 일단 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최종 판단의 고민을 법원으로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