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낮 1시 반 쯤 충남 천안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의 실화 피의자가 마약 복용 상태에서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가 마약류를 복용하고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다 잠이 드는 바람에 담뱃불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4일 천안의 서북경찰서에 따르면 화재 발생 당시 해당 모텔 6층의 한 객실에는 여성 투숙객 O모씨(32)가 혼자 머물고 있었다. O씨는 함께 투숙한 50대 남성이 주고간 담배를 피우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그로 인해 담뱃불이 침대에 옮겨붙으면서 해당 객실 전체를 태웠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40여분만에 진화됐다.
화재가 발생하자 같은 시각 모텔에 머물고 있던 사람들과 종업원들이 긴급히 대피했으나 8층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20대 여성 한명은 숨을 거뒀다.
이 여성은 연기를 들이마신 투숙객 등 8명과 함께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나머지 환자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O씨가 함께 투숙했던 남성과 마약을 나누어 복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써 경찰은 O씨와 50대 남성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O씨에게는 마약 관련 혐의 외에 중과실치사 혐의도 함께 부과됐다.
화재 발생 이후 경찰은 먼저 모텔을 나간 50대 남성을 찾는 한편 방화 등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다각도로 조사를 벌여왔다.
조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