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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코트의 철인' 주희정 은퇴가 아름다운 이유는?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5.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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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에도 더블헤더가 있었으면 좋겠다."

'코트의 철인'답게 시작했다. 

지독한 훈련량으로 프로농구 KBL 최초의 연습생신화를 썼던 주희정이 20년 땀을 쏟았던 프로무대에 아듀를 고했다.

1997~1998 시즌 신인왕, 스틸상, 수비5걸상을 휩쓸며 화려하게 데뷔한 뒤 전인미답의 1000경기 출전 대기록까지 세운 뒤 불혹의 나이에 후회없이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주희정은 지난 시즌 서울 삼성에서 피날레 챔피언 반지를 끼려던 마지막 소원을 이루지 못한 가운데 16일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2016∼2017시즌을 끝으로 삼성과 계약기간이 만료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정상에 있을 때 내려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한국 프로농구 출범부터 코트를 지켜온 산증인의 퇴장은 천재성만으로는 버틸 수 없고 끊임없는 노력만이 생명줄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후배들에게 20년 동안 깨우쳐준 뒤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동아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진학했으나 당시 신기성, 김병철 등 가드천국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끝내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2학년을 중퇴하고 일찍 프로의 문을 노크했다. 원주 나래 블루버드에 연습생으로 입단할 수 있었다.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으로 부족함을 메우는 '성실함의 대명사'였다. ‘슛이 없는 포인트가드’라는 평가로 시작했지만 잠자고 먹는 시간만을 빼곤 밤 늦도록 개인훈련을 쌓은 끝에 극복해내면서 롱런을 이어갈 수 있었다. 30대 허리부터 식스맨 역할에도 꾸준히 출전시간을 확보하며 철인의 대장정도 20년으로 늘릴 수 있었다.

2000~2001시즌 삼성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08~2009시즌 리그 MVP 영예를 누렸고 베스트5 4회, 수비5걸 3회, 식스맨상까지 휩쓸었다.

주희정이 남긴 대기록만으로는 철인의 무한도전 열정을 다 담아내지 못하지만 그래도 20년 동안 15경기만 빼고 흘린 땀의 전리품이다.

20시즌 동안 통산 1029경기 출전(1위), 출전시간 3만1350분, 8564득점(5위), 3439리바운드(5위), 5381어시스트(1위), 1505스틸(1위), 3점슛 성공 1152개(2위), 트리플더블 8회(1위), 평균 30분28초 출전, 8.32점, 3.3리바운드, 5.2어시스트, 1.5가로채기.

아쉽게 주희정은 은퇴 결심으로 손을 놓아야 하는 이상민 삼성 감독은 "서장훈의 1만3231득점만큼이나 깨지기 힘든 것이 주희정의 1000경기 출장 기록"이라고 했다. 다음 시즌에도 뛰기로 결심한 2위 김주성(원주 동부, 688경기)과는 실로 격차가 크다.

지난해 12월 1000경기 출장 고지 돌파에 이어 지난 1월 역시 KBL 최초로 1500스틸 고지에 올랐다.

다양한 애칭도 불굴의 도전을 추억한다. 삼성에서 '테크노 가드'로 불리다 '주키드(주희정+제이슨 키드)', '주내시(주희정+스티브 내시)'란 별명을 얻었다. 2015년 삼성으로 친정 복귀한 뒤에는 띠동갑 되는 후배들을 이끌며 '아재가드'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프로농구 원년멤버로서 '노력의 가치'를 올곧게 지켜낸 철인 주희정이라면 지도자 수업을 밟아 명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개척할 비전이 확실히 보인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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