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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만찬' 주역들 줄사퇴...靑 "사표수리 미정"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5.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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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돈봉투 만찬' 사건 주역들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나란히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들의 사표 수리 방침을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감찰이 진행되는 동안엔 사표가 수리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본인들 뜻대로 순순히 사표를 수리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동시에 제기된다.

이번 사태의 요지는 지난달 이 지검장을 비롯한 검찰 수사팀 관계자들과 안 국장을 필두로 한 법무부 검찰국 소속 과장들이 서울의 모 식당에서 만나 술을 마셨고, 그 자리에서 돈봉투가 오갔다는 것이다.

이영렬 지검장은 법무부 국장 두 명에게 100만원씩 들어간 돈봉투를 건넸고, 안 국장은 70만~100만원이 담긴 돈봉투를 동석한 검찰 수사팀장들에게 전했다는게 주 내용이다.

그같은 소식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이 지검장과 안 국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지시가 검찰 개혁 차원이 아닌, 단순한 공직 기강 확립 차원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지시는 검찰 개혁의 시작으로 인식됐다. 문 대통령의 지시가 사실상 대검찰청에 수사 지시를 내린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이 발칵 뒤집히게 된 이유들이다.

이 참에 검찰을 손보려는 청와대의 강력한 의지는 이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전의 홍보수석)의 발언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윤 수석은 지난 17일 공직기강 확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돈봉투 전달 행위가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법무부와 검찰의 특수활동비가 본래 목적에 맞게 쓰이고 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을 특히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단발성인 김영란법 위반 여부가 아니라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 조사 방침이다. 이 돈의 사용 내역 조사를 통해 그간 이뤄져온 검찰과 법무부, 검찰과 청와대 정무수석실 간의 잘못된 연계고리가 낱낱이 밝혀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검찰과 법무부는 제각각 긴급 간부회의를 여는 등 초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검찰이나 법무부 모두 그러지 않아도 수장이 없어 혼란스러운 와중에 그야말로 폭탄을 맞은 격이라 할 수 있다.  

올해 기준 법무부와 검찰에 책정된 특수활동비는 288억원에 육박한다. 이 돈은 영수증 처리 없이 집행될 수 있는 돈이어서 오래 전부터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검찰이나 법무부에서는 이 돈이 그동안 간부들의 활동비나 큰 사건 이후의 격려비 등 명목으로 사용돼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로 인해 검찰이나 법무부 일각에서는 이번의 돈봉투 전달이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행위의 하나일 뿐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관행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측에서도 잘못된 관행인 만큼 이 참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영수증 처리조차 되지 않은 돈인 만큼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 확인이 몰고올 파장이다. 만약 이 돈이 정부 기관과 독립적이어야 할 검찰의 불법적인 유착을 조장하는데 사용됐음이 드러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조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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