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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 이승엽이 나이를 이기는 법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5.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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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근의 알콩달콩 야구이야기] 1976년 10월 11일생이니 올해로 만 41세다. 1995년부터 삼성에서 활약한 이후 일본 프로야구 8년을 포함해 올해로 프로생활 23년째다.

삼성 라이온즈의 '국민타자' 이승엽 이야기다. 

이 정도의 나이와 커리어라면 보통은 코칭스태프의 일원이 돼 있든지 다른 일에 종사하고 있을 터다. 하지만 그는 오늘도 한국 프로야구에서 열정적으로 뛰고 있다. 그것도 여전히 팀내 비중이 꽤 높다.

이승엽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 29일 현재 시즌 144경기 중 49경기를 소화했으니 앞으로 95경기가 진행되면 그간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게 된다.

물론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몇 경기 더 연장할 수 있겠지만 현재 팀 상황으로 보면 기적과 같은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어려워 보인다.

"선수가 나이를 먹으면 먼저 파워가 사라지고 그 다음에는 발이 사라지고 마지막에는 친구가 사라진다." 메이저리그에 있는 격언이다.

스타 선수는 나이를 먹으면서 신체능력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언론과 팬들의 환호로부터도 점차 벗어난다. 은퇴에 접어든 스타선수의 쓸쓸한 뒷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승엽은 어떤가? 은퇴를 얼마 남기지 않았지만 그의 위력은 여전하다. 전성기 때만은 못하지만 웬만한 수치에서는 젊은 선수들에게 아직도 뒤지지 않는다.
 
29일 현재 46경기에 나와 44안 7홈런 26타점 타율 0.265를 기록하고 있다. 5월 4일 허벅지 통증으로 잠시 전력에서 벗어나기도 했지만 곧바로 복귀했다.
 
2016년 성적은 142경기 164안타 27홈런 118타점 0.303이었다. 아직 지난해 활약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만41세의 타자가 올리고 있는 기록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4월 타율(0.254)보다 5월 타율(0.284)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이 추세 대로라면 지난해 못지 않은 3할 성적을 올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승엽은 올해도 'KBO리그의 레전드 기록'을 속속 갈아치우고 있다. 올들어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득점(1309)과 최다루타(3907) 기록을 경신했다. 
 
최다홈런과 최다타점은 각각 450개와 1436개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을 계속해서 다시 쓰고 있다. 현재 2068안타로, 은퇴한 양준혁이 갖고 있는 최다안타(2318)에 미치지 못하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선수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전성기가 지나면 파워는 물론 순발력과 지구력이 떨어진다. 예전같으면 외야 펜스를 훌쩍 넘겼을 타구도 점차 펜스 안으로 떨어진다. 파워가 떨어지면서 방망이의 중심에 맞아도 비거리가 준다는 것이다. 도루를 밥 먹듯 하던 호타준족에게도 2루가 점차 멀어진다.

움직이는 물체를 식별하는 능력을 '스포츠 비전'이라고 한다. 타자에게 나이가 들면 또 다른 벽에 부딪힌다. 눈의 변화다. 선구안에 문제가 생기고, 정확한 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외양상으로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이승엽이지만 오늘도 이같은 신체적 한계와 싸우고 있을 것이다. 

이승엽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지금까지도 수준 높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까? 천부적인 능력도 배제할 순 없겠지만 젊은 선수들보다 더 많은 노력과 연구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이승엽은 후배들보다 더 빨리 경기장에 나오고 더 많은 땀을 흘리기로 유명하다. 점차 약화되는 신체능력을 땀과 노력으로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변함없는 생체리듬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승엽은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경기나 훈련이 끝나면 집으로 곧장 향한다. 언제나 되풀이되는 삶이 따분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만의 루틴'을 만드는데는 제격이다.

이런 점은 일본인 출신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보면 지루해 보일 정도의 삶을 매일 반복한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인다면 위기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과 의지일 것이다. 그건 항상 팀을 앞세우는 책임감이 큰 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신보다 팀을 앞세우는 정신은,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경우에도 팀을 앞세우는 책임감은 개인 성적으로 보답받는다. 강한 책임감은 위기에서 힘을 발휘하게 만든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메이저리그의 격언과 다르게 마지막 순간까지 박수갈채를 받으며 은퇴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들이다.      

스포츠Q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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